"벌써 14시즌"…뮤지컬 '시카고', 신구 조합으로 더 섹시해졌다 (종합)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시카고'가 신구 조합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다큐브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에서는 뮤지컬배우 최정원, 박칼린, 남경주, 안재욱, 아이비, 김지우, 김경선, 김영주가 작품 시연 후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올해로 14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시카고'는 최정원, 박칼린, 아이비, 남경주, 안재욱 그리고 김지우까지 합세해 역대 가장 화려한 캐스팅으로 역대급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록시 하트 역에 이어 벨마 켈리 역까지 오랫동안 함께 해온 최정원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보다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오래 한건 자랑이 아닌 것 같아 항상 부끄럽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지만 작품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지다 보니까 사실 작품이 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이 작품이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이번에 더블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0회가 가까워지는데 500회 이상 했다. 그럼에도 불구 같은 작품, 같은 느낌으로 공연한적이 없다. 매번 굉장히 떨린다. 이 작품을 가장 사랑하는 증거인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최정원과 함께 '시카고'에 여러 차례 출연한 아이비는 "사실 걱정을 했었다. '시카고'가 물갈이가 돼서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다시 하게 돼서 너무나 영광"이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더블들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도 받고 이렇게 좋은 공연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최고의 영광"이라고 밝힌 아이비는 "뉴캐스트들 많이 기대해주시고 올드 캐스트들도 많이 무르익었으니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했다.

마마 모튼 역 김경선은 '시카고'와 함께 나이 들어 간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시카고'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만큼 "'시카고'와 함께 늙어가고 있어 설레고 더 즐겁다"고 밝혔다.

"오래 하기도 했고 주변 분들이 '넌 자다 깨다가도 바로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오래된 노련함을 보여주겠다"며 "이제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됐기 때문에 농익은 마마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연습과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마마 모튼으로 다시 돌아온 김영주는 "감회가 새롭다는 말이 '아 이런건가' 싶었다. '시카고'를 하신 배우들을 보면 '시카고'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 이 작품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며 "그래서 저 또한 '언젠가는 다시 마마로 여러분들께 선보이고 싶다, 그 친구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돼서 감사하고 영광이다. 저한테 의미가 큰 작품"이라고 말했다.

빌리 플린 역 남경주는 "6년만에 빌리로 돌아왔는데 편안함도 편안함이지만 좋은 작품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뿌듯해진다"고 덧붙였다.

뉴캐스트들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빌리 플린 역 안재욱은 "어렸을 때부터 당연히 알고 있는 작품이지만 저와는 상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시카고' 하면 재즈 음악에 걸맞는 춤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제가 춤 쪽과는 거리가 멀어서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근데 이 기회를 얻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벌써 제 인생에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나온 배우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수많은 빌리들 중에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묘한 자극이 됐다. 지금까지 평 중엔 제일 잘 한다고 해서 '하길 잘했다' 싶기도 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음악 감독에서 배우로 돌아온 박칼린은 "오래전부터 무대 위에서 등 돌리고 역할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대본, 노래, 가사 다 알고 있었는데 춤이라는 육체적인 노동과 즐거움을 이 나이에, 50 넘어서 춤은 제 인생에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가 전화 한 통 때문에 오디션도 봤고, 미쳤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 "근데 도전을 해서 너무 세련되고 시크한, 잘 알고 있는 작품이라 누가 되지 않게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록시 하트 역으로 새로 합류한 김지우는 "제가 굉장히 동경하던 작품이었고 하고싶어 하던 역할이었다. 2008년에 한 인터뷰를 보니까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시카고' 록시를 하고싶다고 답했더라"며 "그 꿈을 이루게 됐는데 지금도 이 무대에 있는게 현실감이 안 될 때가 많다. 이런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매일매일이 아깝고, 이 순간순간이 소중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2018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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