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내야 하는 KIA 외인들, 팀 운명을 짊어졌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외국인선수들이 KIA의 운명을 짊어졌다.

KIA는 25승25패. 정확히 5할 승률이다. 6월 이후 치고 올라가려면 결국 외국인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헥터 노에시와 팻딘, 로저 버나디나의 올 시즌 파괴력은 통합우승을 이끈 지난해만큼은 아니다.

헥터는 11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4.43. 지난 2년간 35승을 따냈던 임팩트는 아니다. 피안타율이 0.310으로 높다. 지난 2년보다 올라간 평균자책점(2016년 3.40, 2017년 3.48)으로 보듯 위기관리능력이 지난 2년만큼 좋지는 않다.

본래 헥터는 주자가 없거나 하위타선을 상대할 때 힘을 빼고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한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거나 경기흐름상 반드시 점수를 내주지 않아야 할 때 전력피칭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 이 과정을 통해 많은 이닝을 잡아먹는다.

올 시즌에는 위기에서 장타를 적지 않게 얻어 맞았다. 실점이 적은 날에도 안타를 적지 않게 내줬다. 그러나 19일 광주 SK전서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냈다. 위닝샷으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두루 섞으며 SK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정 변화구를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볼배합을 선보인 게 인상적이었다.

25일 창원 NC전서는 6⅔이닝 10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또 다시 승수를 추가했다. 피안타가 많았다. 그러나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며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좀 더 야수진을 편안하게 해주려면 피안타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팻딘은 10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67. 시즌 초반에 비해 5월에 주춤했다. 시즌 초반 투구판 밟는 위치를 조정, 패스트볼 구속이 올랐다. 자연스럽게 변화구 위력도 살아났다. 그러나 4월 28일 수원 kt전부터 17일 고척 넥센전까지 4경기 연속 9안타 이상 맞았다.

팻딘은 여전히 타자들을 구위로 완벽히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23일 광주 kt전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4실점은 괜찮았다. 다만, 심리적인 동요가 우려된다. 타선, 불펜과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 팻딘의 퀄리티스타트는 5회다. 근본적으로 이 횟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그 5경기서 쌓은 승수가 2승이라는 게 뼈아프다. 리드 상황서 불펜이 팻딘의 승리요건을 날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또 다시 2군에 내려간 김세현의 블론세이브 네 차례 중 세 차례가 팻딘이 선발 등판한 날이었다.

마지막으로 버나디나. 16일 고척 넥센전서 KIA 입단 후 처음으로 7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수비 포지션도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바꿔주며 수비 부담을 줄여주려고 했다. 그만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군 말소되기 전 10경기 타율 0.268 5타점 6득점.

17일 우측 대퇴 사근 근육통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16일 경기 직전 타격훈련을 하다 갑작스럽게 부상했다. 27일로 정확히 열흘이 됐다. 그 사이 퓨처스리그 2경기에 출전, 5타수 2안타 1득점했다. 1군 복귀가 눈 앞이다.

실전 공백이 길지는 않았다.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어쨌든 KIA 타선은 버나디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이영욱, 오준혁, 최정민의 외야수 기용 등으로 공백을 메워냈다. 그러나 완전하지는 않았다. 버나디나 특유의 다재다능을 완벽히 메울 선수는 없다. 26일 창원 NC전 7안타 무득점도 결과적으로 버나디나의 공백이 드러난 케이스.

세 외국인선수는 지난해 KIA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스타트는 썩 좋지 않았다. 헥터가 다소 기운을 차리니 팻딘이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주춤하다. 버나디나도 개점휴업이다. 언제 함께 상승 궤도를 그릴까. 외국인선수가 각 파트별 중심을 잡는 팀들이 상위권에 위치한 걸 감안하면 KIA 도약의 핵심도 외국인선수들의 확실한 반등이다. 다음주부터는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위에서부터 헥터, 팻딘, 버나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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