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줄하차' 이서원→윤태영, 한없이 가벼운 직업의식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불명예스러운 하차가 끊이질 않는다. 올 상반기 배우 조재현부터 윤태영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 배우들 탓에 제작진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오후 배우 윤태영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윤태영은 지난 13일 오후 8시께 다른 차를 들이받았다. 윤태영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9%로, 면허정지에 해당한다.

윤태영 소속사 갤러리나인 측은 "윤태영 씨는 변명 없이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물의를 일으켜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뜻을 전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태영 본인은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는 말로 죄를 고했지만, 도경수 아버지 역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 불똥이 튀었다. 지난 4월부터 촬영이 한창이던 드라마다. 다행히 사전으로 제작되는 덕에 '백일의 낭군님' 측은 이날 밤 재빨리 '배우 교체' 입장을 전했다.

발 빠른 수습으로 제작사는 한숨 돌렸으나 문제는 이 같은 사태가 한 차례 지나가는 폭풍이 아닌, 줄곧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미투 운동'(Me too)의 영향으로 법조계, 정치계, 문단계, 영화계는 물론, 방송가까지 직격탄을 맞았던 바.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결국 조재현은 한창 방영 중이던 '크로스'에서 중도 하차했고 오달수는 '나의 아저씨'에서, 조민기는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방영 직전 하차했다.

최근에는 신예 이서원까지 터졌다. 지난 16일 이서원이 여성 동료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 협박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서울동부지검으로 송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4월 8일 불거진 일이었지만 자숙의 기미는 없었다. 평온하게 드라마 촬영 및 음악 방송 진행을 이어갔고, SNS 활동에도 열중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밝혀지자 돌연 '자숙 모드'로 들어갔다. 첫 방송을 일주일 앞뒀던 tvN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만 위기를 맞았다.

제작진은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했더니, 졸지에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꼴이 됐다. 범법을 저지르고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은 이후 자숙이라는 단어 아래 숨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뒷수습은 오롯이 방송사와 제작진의 몫이 된다. 대체할 배우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로 물색해야하며 촬영을 시작했다면, 재촬영에 소요하는 시간과 자본이 추가로 더해진다. 편성이 미뤄지고 제작이 연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완성도에 금이 갈 수밖에 없고 드라마에 억울한 꼬리표까지 달게 된다.

그러나 일부 스타들은 자신의 직업이 일반적인 직업과 달리 '독립성'과는 관계가 멀다는 걸 완전히 간과한 모양새다. 함께 일하는 스태프부터 대중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에 더욱 자기관리가 필요한 법이다. 인간의 도리는 물론, 이기적인 그들의 선택에 대중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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