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희의 신호등] 윤기원·황은정 이혼에 '자기야'의 저주? 장수 프로가 무슨 죄?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지극히 개인적인 부부 이혼에 '자기야' 저주가 웬 말인가.

배우 윤기원(47), 황은정(38)의 이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SBS '자기야'의 저주라는 의견이 불거졌다. 지난 2009년 6월 첫방송 이후 해당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출연자들 중 11쌍이 이혼했다는 이유에서다.

'자기야'에 출연한 후 이혼한 부부는 양원경-박현정, 이세창-김지연, LJ-이선정, 배동성-안주현, 김혜영-김성태, 고(故) 김지훈-이종은, 김완주-이유진, 이지현, 이재은, 강세미. 이혼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자기야' 저주론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들의 이혼을 '자기야' 저주론으로 단정 짓기에는 억지가 있다. 2009년부터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이고 게스트가 출연하는 만큼 출연자 수가 상당하기 때문.

지난 2009년부터 '스타 부부쇼-자기야'라는 이름으로 방송된 '자기야'는 부부 이야기를 그린데 이어 2013년 6월부터 '자기야-백년손님'으로 프로그램명을 바꾸며 처갓댁과 사위의 관계를 조명했다.

고정 출연자들은 물론 게스트들의 이야기가 매번 화제가 됐고, 이에 시청률도 1위를 유지하며 SBS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인기에 힘입어 토요일 오후 시간대로 편성 시간이 옮겨지며 '백년손님'으로 완전히 이름을 바꾼 뒤에도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출연자가 많고, 부부가 중심이 됐기 때문에 많은 연예인 부부가 출연한 것도 당연하다. 또 현재 대한민국은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자신의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그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런데 이를 '자기야'의 저주라는 명칭으로 단정 지으며 잘 하고 있는 방송을 걸고 넘어지다니,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제작진에겐 너무도 억울한 상황이다.

물론 '자기야'의 저주는 신빙성 없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렇게 불리는 것만으로도 출연자는 물론 제작진, 시청자들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열심히 섭외한 제작진과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자기야'가 무슨 죄란 말인가.

연예인들의 이혼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여야 한다. 괜한 불편함을 만들고, 제작진의 노고를 허탈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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