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전멸 택한 양현석, 이게 상생입니까?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의 상생은 전멸과 동의어였나. 자신만만하게 본인을 전면에 내세웠던 종합편성채널 JTBC '믹스나인'의 끝은 결국 전멸이었다.

'믹스나인' 데뷔조의 해산은 암암리에 예견된 일이었다. 방영 당시 첫 회부터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종영까지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화제성 역시 마찬가지. 오히려 방송 전 제작 과정이 더 화제가 됐을 정도.

그럼에도 '믹스나인' 데뷔조 멤버들은 뛰어난 실력과 매력적인 조합으로 이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진영(해피페이스), 김효진, 김민석(WM), 이루빈(라이브웍스컴퍼니), 김병관, 이동훈(비트인터렉티브), 송한겸(스타로) 최현석, 이병곤(YG)등 톱9는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과 지원 아래 데뷔할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믹스나인' 종영 이후 수개월간 이들의 구체적인 플랜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 방영된 KBS 2TV '더유닛'이 종영 직후 유앤비 활동에 박차를 가한 것과 비교될 뿐만 아니라 기존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였다.

데뷔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여러 차례 쏟아지자 양현석 대표는 톱9 멤버들의 소속사 대표들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지며 구체적인 데뷔 플랜을 짜는 듯 보였다. 양현석 대표는 직접 자신의 SNS에 "상생 꼭 이루어내야죠. 노력하겠습니다. 기다려주세요"라고 재차 데뷔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애초 약속한 계약 기간인 4개월에서 3년 계약을 제시하며 갈등을 유발했다. 각 소속사 역시 각자의 활동 계획이 있는만큼 초반 계약과 다른 장기 활동은 부담이 컸을 터.

결국 YG엔터테인먼트는 3일 탑9 멤버들의 데뷔가 무산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YG는 데뷔 무산 이유 중 하나로 "아쉽게도 프로그램이 예상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방영 당시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해 데뷔 이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는 그가 말한 '상생'과 전면 배치된다. 또한 절박한 심정으로 재데뷔를 꿈꿨던 이들에게 또 한 번 비수를 꽂는 셈이다.

'성공한 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은 '믹스나인' 방영 당시 수많은 소속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자신의 이름과 YG엔터테인먼트를 믿을 것을 자신했다. 이에 소속사 대표들은 자신을 '매니저'로 칭하거나 과거 불편했던 관계를 언급하는 양현석을 그럼에도 믿고 참가자를 맡겼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하다. 양현석이 보여준 건 대형 기획사의 갑질 뿐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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