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픽] OCN 자존심 지킨 '작은 신의 아이들', 시즌2 기대해도 될까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작은 신의 아이들'의 끝은 인과응보, 권선징악이었다.

22일 밤 케이블채널 OCN 주말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극본 한우리 연출 강신효)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마지막회에서는 '천국의 문' 가해자들을 처단하고 정의 구현에 성공한 김단(김옥빈), 천재인(강지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왕목사(장광)는 사망했고 국한주(이재용)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죽은 줄 알았던 주하민(심희섭)은 생존했고 세 사람은 한데 모여 활짝 웃었다. 그들의 상처를 함께 아파하던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결말을 선사한 셈이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천재적인 IQ와 과학적 증거로 사건을 추적하는 천재인(강지환)과 남다른 직감과 빙의 능력으로 수사를 이어나가는 막내 형사 김단(김옥빈)이 베일에 싸인 거대 조직에 얽힌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매니아층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추적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것.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은 마냥 시청자들을 긴장감으로 몰아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극중 사건 자체의 무게가 남달랐기에 강신효 PD는 연출에 있어서 정공법 대신 변주를 꾀해 그 힘을 조절했다. 코믹적인 대사를 곳곳에 배치해놓고 독보적인 장르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장르물의 명가 OCN다운 선택이었다.

이는 배우들의 공이 컸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주연 배우 김옥빈과 강지환은 액션부터 코미디까지, 다시 한 번 그들의 브랜드를 견고히 했다. 자유자재로 오가는 호쾌한 코믹과 으스스한 스릴러 분위기에 몰입이 쉽지 않았을 테지만 오랜 내공을 발휘해 흐트러지지 않게 톤앤매너를 잡았다. 그 덕에 시청자들 역시 혼란을 느낄 새가 없었다.

특히 김옥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더욱 다양한 얼굴을 펼쳐냈다. 영화 '박쥐', '악녀' 등 자신의 대표작들에서 선보였던 카리스마 대신 어수룩한 면모를 강조했다. 또한 자칫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던 '빙의' 설정을 완벽히 소화하며 감탄을 안겼다.

주하민 역의 심희섭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주하민은 극 말미까지도 시청자들의 의심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최대의 반전키로 떠올랐다. 마지막회에서는 죽음으로까지 '밀당'을 했다. 천재인의 기획 덕에 그는 생존해있었고, 자신의 모든 죄를 참회해 안도감을 자아냈다.

사실 극 초반 심희섭의 부족한 연기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그러나 회차가 흐를수록 그는 성장을 거듭했다. 선과 악을 유연하게 넘나들며 미워할 수 없는 시청자들의 '뽀빠이'가 됐다.

극의 맺음까지 깔끔했고, 묵직했다. 극 말미에서 강지환은 내레이션으로 말한다.

"자칫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적지 않은 이들의 목숨을 지고 여기까지 왔다. 그들은 세상에 묻고 있었다. 진실이 무엇인가를 넘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하며. 거기에 신의 아이들이 있었다."

평화를 맞이한 결말 속에서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수많은 인격체들의 삶과 마음을 기억하길 바라며, 제법 무거운 일격을 가했다. 진한 여운에 울고 웃은 시청자들이 한 목소리로 '작은 신의 아이들' 시즌2를 외치는 이유다.

한편, '작은 신의 아이들' 후속으로는 '미스트리스'가 28일 첫 방송된다.

[사진 = OCN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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