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권화운 "장근석→정웅인까지, 늘 귀인을 만난다"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신인 배우 아니야?"

권화운은 대중에게 낯선 인물이다. 그러나 권시현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반가워 할 시청자들이 다수 있을 법 하다. SBS 50부작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속 황희 정승, '미녀의 탄생', '여자의 비밀' 등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이어온 배우 권화운이 곧 권시현이기 때문이다.

짙은 이목구비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활동명 '권시현'에서 '권화운'이라는 본명으로 돌아왔다.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권화운의 의지였다.

SBS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이하 '스위치'/극본 백운철 연출 남태진)에서 조성두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권화운을 최근 마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났다.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능청스럽게 대답을 이어가는 권화운에게서 어수룩한 악인, 조성두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상사, 정웅인(금태웅 역)은 절대악 수준의 악인이다. 그에 반해 권화운은 귀엽다. 일처리에 있어서도 서투르기 그지없다. 그러면서 욕망은 있는 그대로 드러내니 미워만은 할 수 없다.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서 고민했어요. 강자 앞에서는 비굴해지고 약자 앞에서는 능청스러워지고, 여유로워지는 부분들이요. 일부러 건달의 모습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요. 실제 제가 가지고 있는 여유로운 모습들이나, 혼날 때의 비굴함, 불쌍해질 때를 상상하면서 접목시켰어요."

대단한 비중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조성두 캐릭터를 놓고 수많은 신인 배우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3개월 간 이어진 오디션은 여러 차례 진행됐고 그 결과, 권화운이 낙점됐다. 그래서일까. 권화운은 이날 연신 남태진 PD를 "교수님이자 선생님, 은인"이라고 칭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기대가 더 컸어요. 조성두는 입체적인 캐릭터에요. 이전까지 저는 선한 역할만 했었거든요. '육룡이 나르샤' 황희 정승이나 착한 남자를 주로 했어요. 이번에는 조성두 덕에 평소에 못 해본 나쁜 짓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됐어요.(웃음) 작품을 할 때마다 역할의 크기를 떠나서 의외성 있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수가 읽히는 연기자가 아니라 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그런 연기자요."

제작진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 중인 배우들에 대한 애틋함도 대단했다. 정웅인에 대해서 "실제로는 굉장히 부드러우시고 인자하시다"며 "신인 시절의 경험담도 들려주시면서 필요한 덕목이나 자세,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알려주신다. 제가 시행착오를 덜 겪게 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꼭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며 들떠했다.

'스위치'를 이끌어가는 남자 주인공 장근석(사도찬/백준수 역)의 미담도 빼놓을 수 없었다. 권화운은 "주연 배우는 다르구나를 느꼈다"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드라마의 95% 이상을 나오시잖아요. 정말 피곤하실 법도 한데 후배들을 너무 잘 대해주시고 유머러스하게 해주세요. 한류스타이시면서도 정말 멋진 연기자에요. 팬들이 주신 의자도 애지중지 여기시더라고요. '팬들의 사랑까지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구나'하면서 감동했어요. 후배로서 많이 배워요."

권화운은 유독 사람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들의 삶에서 영감을 얻고, 성장을 한다며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제가 유일하게 복이 있는 게 인복이다"며 "이 작품에서도 너무나 좋은 작가님, 감독님을 만났고 좋은 선배님도 만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저는 늘 감사하게도 귀인을 작품에서 꼭 만나요 앞서 배우 소이현, 변요한, 주상욱 형님 등 다들 너무 좋았던 분들이에요. 저만의 힘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좋으신 분들과 함께 해서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나중에 꼭 다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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