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즈 잊지 않은 문경은 감독, 인연 계속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무래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10일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둔 원주종합체육관 SK 라커룸. 문경은 감독에게 애런 헤인즈 얘기를 꺼냈다. 무릎 십자인대 수술 이후 근황에 대해 몇 마디 말이 오갔다. 이후 자연스럽게 헤인즈의 다음 시즌 생존에 대한 농구관계자들의 전망을 문 감독에게 얘기했다.

헤인즈의 신장은 199cm다. 2m 미만이다. 굳이 신장을 재측정할 이유가 없다. 재측정 하더라도 2m가 넘을 가능성은 낮다. 기형적인 2018-2019시즌 신장기준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최적의 장신선수다.

김영기 총재의 희한한 생각대로 2m, 186cm 이하로 외국선수 신장제한이 변경된 이후, 농구관계자들 사이에선 "결국 다음 시즌에는 헤인즈가 최고일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물론 자유계약이니 구단들이 2m 근처이면서 골밑과 외곽에서의 폭발력을 두루 갖춘, 헤인즈급 이상의 4.5번형 포워드를 데려올 수도 있다. 외국선수 샐러리캡이 70만달러로 오른 것도 변수다.

그러나 다음 시즌 헤인즈급 이상의 2m 미만 장신선수가 KBL에 올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190cm대 초~중반 테크니션들, 2m 이상의 검증된 장신들이 대거 퇴출된다. 상대적으로 헤인즈가 더욱 맹활약 할 환경이 조성됐다.

즉, 구단들이 KBL에서 수년간 검증된 헤인즈와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한다. 당시 문 감독은 헤인즈에 대한 기자의 견해를 물어본 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거사를 앞둔 상황이니 당연했다.

SK는 헤인즈 없이 테리코 화이트, 제임스 메이스로 18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다음 시즌 화이트와 메이스는 KBL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 메이스는 신장이 2m를 살짝 넘는다. 화이트는 좋은 선수지만, 192cm다. 다음시즌 기준을 감안하면 어정쩡하다.

당연히 헤인즈와의 재계약을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승 이후 단 이틀이 지났다. 당연히 SK는 정중동이다. 그러나 문 감독과 SK는 곧 결단을 내려야 한다. 헤인즈는 빅포워드 세트오펜스, 3-2 드롭존과 얼리오펜스 등 SK 공수시스템에 최적화된 외국선수다.

헤인즈는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지켜본 뒤 미국으로 떠났다. 무릎 수술 이후 재활에 들어갔다. 이젠 정말 나이가 적지 않고, 수술 및 재활 경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때문에 경기력, 폭발력이 흔들릴 여지는 남아있다.

하지만, 2016-2017시즌 오리온에서 폭발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음에도 올 시즌에 또 다시 예년의 위력을 완벽히 회복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SK의 경우 헤인즈보다 더 좋은 2m 이하 외국선수들 찾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헤인즈와의 끈을 놓을 이유는 없다. 그리고 헤인즈가 KBL을 다시 찾을 의지가 있는지, 혹시 SK를 포함한 복수의 구단이 구체적인 오퍼를 하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도 포인트다.

문 감독은 우승 직후 "아무래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참 고마운 선수"라고 헤인즈를 기억했다. 문 감독과 SK의 진심은 무엇일까. SK와 헤인즈의 인연이 다음 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좀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헤인즈(위), 문경은 감독과 헤인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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