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단톡①] '라이브' 이광수, 어디에나 있는 주변 남자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는 월화 '시를 잊은 그대에게', 수목 '나의 아저씨', 토일 '라이브'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MD단톡] 기획의 첫 시작으로, 마이데일리 신소원·명희숙·이예은 기자가 각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든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들을 들여다봅니다.

자상하면서 듬직한, 혹은 아닌 척 하지만 '츤데레' 마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드라마 세계 속 보통의 남자 주인공. '라이브'(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속 염상수(이광수)는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대개 외면 받던 지극히 평범한, 현실 스타일의 남자 주인공이다.

염상수는 다정하지도 않고 여성들을 홀릴 빼어난 외모를 갖추지도 않았다. 오히려 까칠한 것에 가깝고 살갑지도 않다. 공을 인정받고 으스대는 것도 좋아한다. 순간순간 감정에 충실해 애 같이 군다. 그러니 분노를 다스리는 데에도 서투르다. 부당한 꾸중이라 생각해 상사 오양촌(배성우)의 멱살까지 잡는 정도니 말이다.

그뿐이겠는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도 센스 있게 다가가는 법을 모른다. 매순간 거절하는 한정오(정유미)에게 "너 좋아한다", "걔가 날 싫어하는 건 걔 자유, 내가 걔 좋아하는 건 내 자유", "입 맞추고 싶다 하면 미친놈이라 하겠지" 등의 일방적인 직진 고백을 이어간다.

염상수의 라이벌이자 한정오의 연인, 최명호(신동욱)와는 천차만별이다. 서브 남자 주인공 포지션인 최명호는 댄디한 스타일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매사 배려심이 깊다. 능글맞은 직진 '사랑꾼'의 면모를 보이면서도 어른스럽게 정오를 위로할 줄 안다. 비눗방울로 장난을 친 직후 갑작스레 뽀뽀를 해도 밉살스럽지 않다. 어쩌면 여성들이 꿈꾸는 환상 속의 인물이다.

그래서 여전히 다수의 시청자들은 염상수 대신 최명호와의 로맨스를 응원한다. 그러나 노희경의 세계는 순순히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최명호와의 러브라인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전 연인의 존재가 치명적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15일 방송분에서 한정오는 최명호의 연락을 건너뛰고 염상수의 손을 잡았다. "그냥 잡고 싶어서,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다"는 말과 함께.

앞서 말한 내용만 살펴보면 도대체 염상수에게 어떠한 매력이 있나 싶지만, 한정오에게 염상수는 "귀엽고 재미있는" 남자다. 못나게 굴어도 그 치기가 그저 귀엽다.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면 쓰다듬어 주고 싶고 시키는 대로 받아쳐주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성장 곡선을 그려가는 청춘 동기다. 염상수는 초반 홍일지구대 사고뭉치였던 때보다 크게 성장했다. 생계를 위해 차선책으로 선택한 경찰은 단순히 직업일 뿐이었지만 이제는 진실 된 사명감을 제법 갖춰가고 있다. 또한 본인의 경험을 빗대어 한정오가 놓친 부분도 잡아내 단호하게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렇게 염상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정오에게,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기대했던 판타지 남주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익숙한 남자가 되어 로맨스라는 경계를 조금씩 흩트리고 있다. 최명호와 염상수를 두고 "좋은 건 재미를 이길 수 없다"는 송혜리(이주영)의 말이 복선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tvN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