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⅔이닝 19K' 류현진, 강속구 없어도 여전한 탈삼진 본능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비록 예전의 강속구는 볼 수 없지만 탈삼진 본능은 여전하다.

류현진(LA 다저스)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거둔 2013년과 2014년에 344이닝 동안 29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도 큰 위력을 발휘했지만 94마일(약 151km), 95마일(약 153km)에 이르는 강속구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에는 93마일, 94마일, 95마일 같은 것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수술 이후 류현진에게 예전과 같은 구속을 찾아볼 수는 없다. 대부분 80마일 후반대 패스트볼이며 빠를 때조차 90마일(약 145km), 91마일(약 147km)이 대부분이다.

구속은 예전과 달라졌지만 삼진 본능만큼은 그 때와 같다. 올시즌 첫 등판 때인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⅔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낸 류현진은 1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6회까지 삼진 8개를 잡았다. 당시에는 커터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1회 1사 이후 프레디 갈비스를 91마일짜리 바깥쪽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다. 이어 2회에는 프랜치 코데로와 오스틴 헤지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2회 결정구는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3회에는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했다. 대타 맷 시저와 호세 피렐라를 91마일짜리 패스트볼로 연속 삼진을 잡아낸 것.

4회에도 삼진 본능이 이어졌다. 1사 1, 2루 위기에서 코데로와 아수아헤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코데로는 2회에 이어 또 한 번 커브로 요리했으며 아수아헤는 90마일짜리 패스트볼로 잡아냈다. 5회에는 호세 피렐라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번 결정구도 패스트볼.

이날 마지막 타자가 된 6회 헌터 렌프로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날 류현진은 6회까지 탈삼진 9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시즌 15⅔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다른 선발투수는 물론이고 불펜투수들과 비교해도 높은 이닝 당 탈삼진 비율이다.

예전과 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정교한 로케이션, 구속 그 이상의 구위, 그리고 상대와의 구종 싸움에서 승리하며 삼진을 빠른 속도로 추가하고 있다.

삼진은 투수가 가장 확실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삼진을 잡는데 있어서 강속구가 무기는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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