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미완, 'MOZART'"…손열음, 故 네빌 마리너를 추모하며(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것만으로 감격적인 게 있어요."

손열음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열린 2년 만의 공식 앨범 'MOZART'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10월 2일 작고한 지휘자 故 네빌 마리너 경을 떠올리며 "선생님이 들으셨어도 만족하셨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모차르트 협주곡 21번으로 최고 연주자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마리너 경을 추모하는 음반 'MOZART'를 20일 발매한다.

마리너 경은 손열음과 2016년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내한 공연에서 함께 연주한 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을 제안했다. 그러나 마리너 경은 모차르트 협주곡 21번 녹음을 마친 뒤 2016년 10월 2일 운명을 달리했다. 손열음은 고민 끝에 이 앨범을 '미완'으로 출시하게 됐다.

이날 손열음은 "워낙 친절한 분으로 소문이 났지만 그 정도로 따뜻하실 줄 몰랐다"고 마리너 경을 떠올리며 "'네가 모차르트 좋아하고 잘 하고 싶으면 지금 레코딩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 시작해도 오십 대에 끝난다면서 '지금 당장 하자'고 하셨다. 설레는 마음으로 레코딩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바로 진행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열음은 "선생님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앨범 작업 진행이 중단됐다.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이어가나, 중단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MOZART'에는 마리너 경이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함께 연주한 바리에이션 한 곡, 피아노 소나타 두 곡이 담겼다.

손열음은 런던에서 작업한 레코딩 당시 분위기를 전하며 "마리너 선생님은 영국 신사 같은 분이셨다. 당시만 해도 정정하셨다"며 "감각이 탁월하신 분이시니까 따라가면서 했다. 제가 했던 레코딩 중 가장 수월했다"고 전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줄곧 모차르트를 꼽아 온 손열음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모차르트 음악은 하나의 단면을 묘사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항상 이중적이고 다면적이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모든 음악에 드라마가 아이러니하게 담겨있다. 아무리 짧은 음악도 오페라 같다"고 설명했다.

손열음은 마리너 경의 2주기를 맞는 10월 7일 서울 예술의 전당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천안, 광주, 전주, 인천, 강릉, 원주 등 10여개 안팎의 지방도시를 돌며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과 협연하게 된 손열음은 "공연 프로그램은 아직 완성이 안 됐다"면서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과는 한 번도 연주해 본적 없다. 마리너 선생님이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를 만든 것처럼 비슷한 뜻을 닮은 악단이 없을까 찾아보다 만나게 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제1대 강효 예술감독과 제2대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이끌게 된 손열음은 "최연소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봤다"며 웃고는 "다른 단체에서 어드바이저 역할을 하시는 분들에 비해 어린가 보다 생각을 했다"는 것.

그러면서 "물리적 나이가 중요하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면,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고 자문을 드리는 입장으로서 좋은 협동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손열음은 20일 'MOZART' 발매와 함께 영국 런던 카도간홀에서 음반 발매 콘서트를 연다.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손열음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선율이 울려 퍼질 예정이다.

[사진 = 크레디아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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