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도 반한 류중일의 뚝심 "확실히 내공이 다르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확실히 내공이 다른 것 같다"

LG의 '반전 드라마'가 심상치 않다. 개막 3연패로 출발하는 등 투타의 부조화 속에 시즌을 맞이한 LG는 어느덧 4연승 행진으로 9승 9패 5할 승률에 안착했다.

LG가 4연승을 해낸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는 '주장' 박용택이 히어로였다.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 결승 3점포를 터뜨린 것이다. 이날 박용택은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거침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LG는 KT를 상대로 8-0 완승을 거뒀다.

박용택도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투수들이 저렇게 잘 던지는데 지는 게 쉽지 않다"고 너스레를 떤 박용택은 "우리 타선도 떨어지는 타선이 아니다. 나도 시작부터 잘 치고 싶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팀의 주장으로 임명된 박용택은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LG를 이끌고 있는 류중일 감독의 '뚝심'에 반한 눈치다.

박용택은 "감독님이 그 어떤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분인 것은 확실하다"라면서 "사실 팀이 좋지 않을 때는 선수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싶고 쓴소리도 하고 싶을 것이다. 그걸 참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주장으로서 지켜본 류중일 감독의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박용택은 "감독님이 확실히 내공이 다른 것 같다"라고 추켜 세웠다. 박용택이야말로 LG에서 여러 명의 감독을 만났던 선수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은 김성근, 이광환, 이순철,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에 이르기까지 LG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인물이다.

박용택은 이미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도 "감독님의 자신감이 남달라 보인다"고 말한 적이 있다. 뭔가 다른 감독에게서 느끼기 어려운,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아우라를 경험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안익훈이 부진해도 1번타자로 꾸준히 기용하고 있으며 박용택이 득점권 찬스에서 부진해도 타순을 변경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론 변화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감독은 아니다. 개막 2연전에서 2번 타순의 활약이 저조하자 주저 없이 김현수를 2번타자로 배치했다. 믿을 것은 믿고 변화를 줄 때는 변화를 주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위기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LG도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뒤 어느덧 5할 승률까지 치고 올라왔다. 박용택이 반한 류중일표 뚝심이 LG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 지켜볼 만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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