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반 최다 속공 앞세워 2연승…과제도 명확했다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최창환 기자] SK가 V2를 달성하기 위해 위력을 배가시켜야 할 항목이 명확하게 두드러진 경기였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과제도 확인한 일전이 됐다.

서울 SK는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접전 끝에 87-85로 승리했다.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따낸 SK는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SK는 안영준-테리코 화이트-최준용-김민수-최부경을 선발 라인업으로 내세웠다. 드롭존을 전면에 내세워 속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었다.

2쿼터까지 SK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SK는 속공의 위력을 앞세워 2쿼터 한때 격차를 17점까지 벌렸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선 후 최준용, 화이트가 기동력을 발휘해 팀의 속공을 이끈 덕분이었다. 1쿼터에 1분 35초만 뛰며 숨을 고른 김선형도 2쿼터에 투입돼 SK의 ‘뛰는 농구’에 날개를 달아줬다.

SK는 전반에만 9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 이는 KBL 출범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온 최다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4차례 나온 7개였다. 이 가운데 1회는 SK가 DB와의 챔프 1차전에서 작성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SK의 강점인 속공은 3쿼터 들어 자취를 감췄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크게 밀리는 등 속공을 위해 필요한 기초공사가 원활하지 않았던 탓이다. 화이트가 과감하게 슛을 시도하지 않으며 실책을 범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SK는 3쿼터에 단 1개의 속공을 성공시키는데 그쳤고, 결국 SK는 4점차로 쫓기며 3쿼터를 끝냈다.

SK는 4쿼터 초반까지 기세가 꺾여 한때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4쿼터 중반 이후 속공이 다시 활기를 띈 덕분에 재역전에 성공했다. 1점차로 추격할 때도, 1점차 역전에 성공할 때도 득점 루트는 ‘속공’이었다. SK가 이기기 위해 가장 위력을 끌어올려야 할 항목이 속공이라는 점이 새삼 부각된 장면이기도 했다.

적장 이상범 감독은 4차전에 앞서 “이제 한 발 빼면 상대팀은 그만큼 들어온다. 우리만의 농구인 ‘뛰는 농구’로 밀고 나가야 한다. 체력 떨어지면 지는 것이고, 그것을 극복하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했다. 챔프전 우승이 달린 마지막 승부다. SK의 가장 큰 강점인 속공의 위력이 저하되면 시리즈는 DB 쪽으로 무게가 넘어갈 수밖에 없다. 1999-2000시즌 이후 18년만의 챔프전 우승을 위해선 3쿼터 들어 상대에게 추격을 허용한 부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SK 선수들. 사진 = 잠실학생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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