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드렁큰타이거, 힙합의 역사는 저물지 않는다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국내 힙합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드렁큰타이거가 마지막을 준비한다. 이제 드렁큰타이거는 마지막 앨범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만, 이를 이끈 타이거JK는 또 다른 시작을 이끈다.

드렁큰타이거는 13일 정규앨범의 선공개곡 '옛'(YET)을 발표한다. '옛'을 시작으로 드렁큰타이거는 마지막 정규앨범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앞서 타이거JK는 이번 앨범이 드렁큰타이거로서 내는 마지막 앨범이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드렁큰타이거의 끝을 고한 셈. 타이거JK는 2005년 DJ샤인이 드렁큰타이거를 떠나며 홀로 드렁큰타이거로 활동했다.

타이거JK가 쉽게 드렁큰타이거를 버리지 못한 것은 팀명이 주는 상징성 때문은 아니었을까. 드렁큰타이거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등으로 힙합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비주류 장르였던 힙합을 한국적인 멜로디로 재해석하면서도 랩의 강렬함을 잊지 않았고, 가요 일색이던 가요계에 힙합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썼다.

힙합 1세대로서 드렁큰타이거는 무브먼트 활동과 타이거JK의 솔로, 윤미래·비지와 MFBYT 결성 등 다양한 시도와 협업으로 '옛날 래퍼'가 아닌 현재 힙합신에 발 담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현재 힙합은 국내 음악계에서 가장 트렌디하면서 대중적인 장르가 됐다. 수많은 래퍼가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며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고, 10대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가 래퍼인 세상이다. 소수가 즐기는 음악에서 대중의 마음을 흔드는 음악이 이제는 힙합이다.

그리고 드렁큰타이거, 혹은 타이거JK는 힙합 불모지에서 시작해 현재까지 사랑받는 래퍼 중 한 사람으로 함께 하고 있다. 드렁큰타이거의 음악은 더이상 들을 수 없지만 타이거JK는 이제 드렁큰타이거의 색을 완전하게 지우고 자신의 음악을 이어나간다. 10대들에게 '너희가 드렁큰타이거를 아느냐'고 하는 꼰대가 되기 보단 모든 세대가 찾아듣는 음악을 들려줄 타이거JK를 기대한다.

[사진 = 필굿뮤직 제공]

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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