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나의 아저씨'가 불편하다는 사람들에게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나의 아저씨'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드라마를 보고 '논란'이라고 말하는가.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또 오해영'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와 '미생', '시그널' 등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합작이다. 여기에 주연배우 아이유와 이선균, 송새벽, 박호산 등이 뭉친 '나의 아저씨'는 이제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극을 둘러싸고 '논란'이라고 규정짓고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 덮어두고 마냥 논란으로 치부하기에는 극의 만듦새가 훌륭해 더욱 안타깝다.

'나의 아저씨'는 분명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큰 화젯거리가 됐다. 사실 좋은 쪽으로 화제는 아니었다.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에서 불러 일으키는 아저씨와 어린 여성의 로맨스풍이 지워지지 않았고, 출연 배우들 또한 '롤리타' 콘셉트 논란이 있었던 아이유와 배우 이선균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송을 앞두고 배우 오달수의 불명예 하차로 인한 박호산의 대타 투입 등은 '과연 작품이 순항할 수 있을까' 싶었다.

첫 방송이 나간 뒤, '나의 아저씨'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또 '논란'이 터졌다. 극 중 불법 사채업자인 광일(장기용)이 지안(아이유)을 때리는 장면이 불필요하게 길었다는 것. 특히, 해당 장면을 두고 일부에서는 데이트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그 뒤로 제작진은 이를 의식했는지 광일의 분량을 많이 줄여나갔고 동훈(이선균)과 지안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시청자들의 지적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은 분명, 여러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다. 멜로로 읽힐 수 있지만 실제로 '나의 아저씨'를 7회까지 본 시청자들이라면 두 사람의 관계가 사랑이나 멜로 관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극 중 동훈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안전제일주의자로 짠하고 불쌍한 어른이다. 지안은 작은 체구로 모진 풍파를 겪어낸 거친 여자로, 사회의 보호 시스템조차 모르고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서로 힘이 되어주고 있다. 세상을 20여 년 더 살아본 어른 동훈은 어린 지안에게 등대처럼 한 줄기 빛을 밝혀주고, 지안은 돈 때문에 그의 등에 칼을 꽂으려 하지만 수세에 몰린 그에게 점차 마음을 열어가며 도움을 주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가는 두 사람은 7회 말미에서 비로소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의 아저씨'에서 기훈(송새벽)을 찾아온 유라(나라)는 "망가진게 좋다. 사랑한다. 인간은 평생을 망가질까봐 두려워하면서 산다. 감독님이 망해서 좋았지만, 나중에는 망했는데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더 좋았다.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라고 말한다.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한 쪽이 망가진 사람들이다. 마치 극사실주의 드라마처럼, 우리네 삶과 닮아있다.

불편하다는 시선도, 아저씨와의 로맨스가 아니냐는 시선도 초반에 많이 불거졌다. 하지만 '나의 아저씨'를 꾸준히 본 시청자들은 묵직하고 잔잔한 위로를 받는다. 방송인 유병재가 '나의 아저씨'를 언급하며 "작가님, 감독님, 배우님들은 하늘에서 드라마 만들라고 내려주신 분들인가 보다"라는 감상평을 남긴 뒤, 일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과연 작품을 본 이들의 지적일까. 세상의 고통을 직면하는 한 아저씨와 여자의 드라마는 나와서는 안될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것은 누가 정한 것일까.

[사진 = tvN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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