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이방인' 서민정 "10년만의 방송, 그리울 거다" 눈물고백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오랜만에 방송을 한 것이 앞으로 많이 힘이 될 것 같다."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배우 서민정의 10년 만의 방송 활동을 마친 소회를 털어놨다.

JTBC '이방인' 마지막 회가 31일 방송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방송된 '이방인'은 꿈, 사랑, 일 등 각기 다른 이유로 낯선 나라에 사는 이방인들의 일상을 리얼리티 예능의 화법으로 담아왔다.

이날 방송에서는 모처럼 한국을 찾은 서민정이 친정식구들과 함께 가족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민정이 가족사진 촬영을 결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서민정은 "얼마 전 엄마가 2주 정도 연락이 안 되더라. 그러다 2주 정도 지났을 때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사실 아빠가 많이 아파서 입원을 했다. 엄마도 병원에 있는데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외국에 있는 누나가 걱정을 할까봐 알리지는 말라고 하더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국에 살면서 부모님이 나이가 들다보니 정말 무서울 때가 있다. 혹시나 나중에 부모님이 많이 아프실 때 내가 거기에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다. 딸 노릇을 못 할까봐.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딸을 외국으로 보낸 부모님들에게도 가슴 아픈 순간이 있었다. 서민정의 아버지는 "예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민정이 집에 간 적이 있다. 한나절을 함께 있다가 헤어지는데 민정이가 울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딸을 미국으로 시집보낸 것에 대해 잠깐 후회가 되기도 하더라"고 고백했다.

서민정의 어머니도 "결혼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딸이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미국에서 살다가 미국에서 죽어서 미국에 묻힐 생각을 하면 슬프다'고.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눈물이 나더라"고 덧붙였다.

한국에 머문 시간은 짧고, 앞으로 미국에서 살아갈 날은 길다. 다시 미국으로 향하기 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민정은 "결혼해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먼저 온 이방인 선배들이 '10년이 지나고 나면 미국이 더 편하고 좋아질 수도 있다. 딱 10년만 살아봐라'고 조언을 하더라. 지금 그 시기를 딱 넘겼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평생 이방인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 거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서민정은 "항상 돌아가는 공항이나 비행기는 너무 슬프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니까 책임감 있게 살고 싶다. 날 바라보는 딸도 있는데 언제까지 '외롭다', '힘들다'라는 말을 하겠냐"며 눈물을 흘렸다.

다시 시작될 미국 생활. 서민정은 최근의 짧은 방송 활동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나와서 방송을 했는데 그게 앞으로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정말 좋았다. 다시는 내가 못 할 거라 생각하고 포기하고 바라지도 않았던 일이었는데 그때로 돌아가서 함께하던 동료들도 다시 만나고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좋았다. 그게 많이 힘이 될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일상을 열심히 살 수 있는 거 같다. 씩씩하게 열심히 힘내서 지내겠다"고 시청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서민정의 '10년 만의 귀환'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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