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⅔이닝 호투' 삼성 윤성환, 개막전에서 세운 토종 자존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삼성의 에이스 윤성환이 2018 KBO리그 개막전에서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윤성환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챙겼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 22일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개막전에 나설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지난해 10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외국인이었던 가운데, 올해 역시 타일러 윌슨(LG), 펠릭스 듀브론트(롯데), 왕웨이중(NC) 등 특급 외국인투수들의 가세로 외인의 마운드 지배가 예상됐다. 그러나 선발투수 10인 중 딱 한 자리에 한국인의 이름이 불렸다. 삼성의 윤성환이었다.

윤성환은 지난 2004년 2차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해 통산 122승 82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한 리그 대표 우완투수다. 1군 12시즌 중 무려 8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지난 2013시즌부터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행진을 달리고 있었던 터. 삼성 역시 당초 외인의 개막전 등판이 예상됐지만, 아델만-보니야가 시범경기서 부진했고, 김한수 감독은 장고 끝에 윤성환에게 임무를 맡겼다.

윤성환은 이날 김 감독의 믿음에 200% 부응했다. 왜 본인이 삼성의 토종 에이스인지를 유감없이 뽐낸 경기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손쉽게 막은 그는 2회 1사 후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3회와 4회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 4회까지 안타 1개만을 내준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그 사이 타선의 4점 지원까지 이뤄지며 투구가 더욱 돋보였다.

첫 위기가 찾아온 5회에는 위기관리능력까지 뽐냈다. 윤성환은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오재일의 안타, 우익수 실책으로 인해 첫 실점했다. 이후 파레디스의 빗맞은 안타로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 그러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오재원을 2루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린 뒤 김재호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안정을 이어간 윤성환은 7회 양의지의 2루타에 이어 오재일의 추격의 투런포를 헌납했지만, 6⅔이닝 3실점의 좋은 기록으로 기분 좋게 첫 등판을 마쳤다. 윤성환은 그렇게 개막전에서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윤성환.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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