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6강2: 건실한 로드, KCC 1차전 악몽 반복을 막았다

[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찰스 로드는 건실했다. KCC의 1차전 악몽 반복을 막았다.

KCC는 18일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충격적인 패배를 안았다. 시종일관 10점 내외의 리드를 유지했지만, 확실한 카운터펀치가 없었다. 높이 이점을 극대화하지 못했고, 브랜든 브라운에 대한 수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불안요소를 안고 출발한 2차전. KCC는 2쿼터 초반 서서히 스코어를 벌렸다. 높이 우위를 살렸다. 하승진을 철저히 활용했다. 정효근과 강상재의 수비부담도 높아졌다. 그리고 찰스 로드의 건실한 경기력이 돋보였다. 수비에서 브라운의 공격을 연이어 블록으로 차단했고, 공격에선 무리하지 않고 안드레 에밋의 공격을 도왔다. 전자랜드 수비가 골밑으로 처지자 전태풍의 패스를 받아 깨끗한 중거리포도 터트렸다. 무리한 3점슛은 철저히 자제했다. 결국 KCC는 2쿼터 중반 13점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KCC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카운터펀치가 없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하지 않아야 할 실책이 잇따라 나왔고, 에밋은 쉬운 슛을 잇따라 놓쳤다. 이정현도 스크린을 받아 외곽공격을 시도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 전자랜드는 얼리오펜스, 외곽의 간결한 패스게임을 통해 추격했다. 네이트 밀러, 차바위의 외곽득점이 나왔다.

전자랜드 역시 브라운은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다. 크지 않은 키에도 위협적인 돌파와 골밑 공격력을 보유했다. 동료를 살리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상대 페이스에 말리면 무리한 플레이, 즉 팀을 죽이는 플레이도 많이 한다.

2쿼터 종료 3.6초전 전태풍이 돌파를 시도하다 수비자파울이 불렸다. 전태풍의 스텝이 애매했고, 브라운은 흥분했다. 3분2초전 정효근이 하승진을 수비하다 4파울을 지적 받을 때도 애매했다. 전자랜드 벤치도 흥분하며 테크니컬파울. 전자랜드는 2쿼터 막판 흐름을 잡고도 마무리가 아쉬웠다.

유도훈 감독은 2쿼터 막판 흥분한 브라운을 3쿼터에 단 2분35초만 활용 할 수밖에 없었다. 7분25초전 4파울에 걸렸기 때문. 골밑 미스매치가 많이 발생하는 전자랜드로선 치명타였다. 브라운은 정규시즌 KCC전서도 파울트러블에 자주 걸렸다.

KCC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철저히 높이 우위를 활용, 주도권을 유지했다. 하승진과 로드를 활용한 골밑 공격에, 안드레 에밋과 전태풍의 개인기량을 활용한 득점이 조화를 이뤘다. 전자랜드는 미스매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차바위, 김상규 등의 외곽포로 힘겹게 추격하는 흐름. KCC의 강하지 않은 외곽 수비력의 약점도 드러난 대목.

그래도 전자랜드는 밀러와 차바위, 김상규 등의 유기적인 패스게임에 의한 외곽포로 10점 내외 열세를 유지했다. 69-79로 뒤진 경기종료 5분33초전. 유 감독은 브라운을 넣어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자 KCC 추승균 감독도 곧바로 하승진을 투입했다.

이때부터 승부처였다. 전자랜드는 강상재가 3점포를 터트려 한 자릿수 차이로 접근했다. 그리고 브라운이 골밑을 두드리며 KCC를 긴장시켰다. 1분58초전에는 과감한 돌파로 3점플레이를 엮어냈다. 박찬희가 강상재의 사이드슛을 도왔다.

그러자 KCC는 이정현이 움직였다. 오펜스파울로 한 차례 숨을 골랐지만, 2분31초전 정확한 우중간 뱅크슛으로 정비했다. 2분4초전에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철저히 템포를 죽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전자랜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1분39초전. 정효근의 호수비가 나왔다. 하승진의 골밑 공격을 정확하게 블록으로 차단했다. 브라운이 밖으로 나가는 볼을 살려 상대 공격수를 맞혔다. 그리고 1분22초전 정면 3점포로 3점차로 접근. 46.2초전에는 강상재의 스틸과 속공득점까지 나왔다. KCC는 막판에 공수에서 응집력이 흔들리는 약점을 노출했다.

그래도 2차전의 영웅은 로드였다. 33.6초전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받은 뒤 브라운의 스틸을 피했다. 이후 골밑으로 돌진, 침착하게 득점을 만들었다. 추가자유투는 놓쳤다. 이후 브라운의 동점 3점포가 림을 벗어났고, 브라운은 11.9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했다. 이정현의 자유투 2개로 경기종료. KCC의 89-84 승리.

전반적으로 1~2차전 양상과 비슷했다. KCC는 높이 우위를 충분히 활용했다. 1차전과는 달리 로드의 건실한 플레이가 가장 돋보였다. 하지만, 경기막판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지며 1차전과 마찬가지로 대역전패를 당할 뻔한 건 옥에 티였다.

전자랜드는 잘 버텨내며 외곽위주의 공격과 브라운의 개인기량을 활용, 맹추격했으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전주 2연전은 1승1패. 이제 두 팀의 6강 플레이오프는 최소 인천 3~4차전까지 간다. 장기전이다.

[로드.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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