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난조·수비 실수' 한화가 6회 드러낸 불안 요소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한화 이글스가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6회에만 무려 8점을 헌납했다.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시범경기이지만, 실점 과정이 썩 좋지 못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2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탄탄해진 외야진에 대해 흡족함을 나타냈다. 외국인선수 제라드 호잉의 합류로 수비에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게 골자였다.

한 감독은 “수비 안정이 투수들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수비가 안정되면 어린 선수들이 힘을 받는다. 나도 투수 출신이지만 뒤가 든든하면 자신 있는 투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6회말 한화가 보여준 모습은 한 감독의 머릿속을 다시 복잡하게 만들었다. 투수력과 수비력에서 모두 물음표가 발생한 이닝이었다. 2-6으로 뒤진 6회말 4회부터 올라온 김민우가 다시 등판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지미 파레디스(2루타)-최주환-대타 국해성(2루타)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고, 제구 난조로 류지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흔들린 김민우는 이태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이태양마저 제구가 흔들리며 정진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이태양은 곧바로 평정심을 찾고 신성현에게 평범한 좌익수 뜬공 타구를 유도했다. 나오지 말아야할 장면은 이 때 나왔다. 좌익수 최진행이 높이 뜬 타구를 뒷걸음질 치며 따라가다 놓친 것. 뼈아픈 2점을 헌납한 순간이었다. 이태양은 이후 김민혁에게 1타점 적시타, 최주환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대량 실점했다.

이날 제구 난조를 보인 김민우는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이날 성적은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0실점(8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이태양 역시 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비자책)으로 흔들렸다.

아울러, 안정을 꾀해야 하는 수비에서도 쉬운 타구를 놓치는 실수가 발생했다. 한화는 최근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선발진 난조로 인해 가을야구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한 감독이 부임하며 팀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단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진행.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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