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지만갑' 소지섭 "아빠인 내 모습, 상상도 안 됐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아빠가 된 '소간지' 소지섭의 모습,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들의 기억 속 그는 언제나 시크하고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그런 소지섭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처음으로 아빠 역할에 도전했다. 아내 수아(손예진)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아들 지호(김지환)를 키우는 인물이다. 소지섭 본인 또한 접근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고 깊은 고심을 드러냈다.

"내가 한 아이의 아빠? 상상도 안 됐어요. 출연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민이었죠. 관객분들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라는 게 있잖아요. 저도 실제로도 아이와 장 시각 함께 있어 본 적도 없고 굉장히 어색할 것 같은데 보는 분들은 어떻겠어요. 이 때문에 몰입을 깨트린다면, 정말 아까운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한 차례 고사했던 것이에요."

하지만 결국 소지섭은 해냈다. 걱정이 무색하게 스크린 속 그는 '지호 아빠' 우진 그 자체로 관객들과 마주했다. 가슴 뭉클한 부성애를 펼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특히 소지섭은 우진에 완벽히 빠져든 탓에 눈물샘이 고장 날 정도였다.

"촬영장에서 연기할 때 감정이 북받쳐서 절로 눈물이 흘렀어요. 저뿐만 아니라 (손)예진 씨도요. 나중엔 너무 눈물이 나서 감정의 수위조절을 해야 했어요. 시사회 때 영화를 보면서도 많이 울었네요. 극 초반부터 이입이 돼서 또 울컥했어요."

손예진과의 케미 역시 일품이었다. 두 사람은 극 중 운명 같은 사랑을 그렸다. 농익은 감성 케미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절절한 멜로를 소화했다. 영화는 이들의 환상의 앙상블에 힘입어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멜로퀸' 예진 씨 덕분에 설렘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어요. 연기 호흡이 무척 잘 맞았고 편했어요. 17년 전 신인 시절,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함께했을 땐 둘 다 자기 거 하기 바빴는데 말이에요(웃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촬영은 소지섭에게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는 "찍으면서 즐거웠고, 행복했다"라며 기분 좋게 추억했다.

"촬영할 때 정말 즐겁고 행복했어요. 보는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가슴이 촉촉해지는 영화인 건 분명 맞는 것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고 편하게 힐링할 수 있을 거예요. 고민이 많을 때 웃음 짓게 하는 그런 재미과 감동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소지섭은 "오랜만에 나온 사랑이 메인인 영화"라며 "저희 영화라서가 아니라, 잘 돼서 앞으로도 멜로 장르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다음 영화는 아마 지금과 비슷한 캐릭터는 안 할 것 같아요. 드라마는 아무래도 한정적이니까, 영화에선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악역도 맡아보고 싶고, 잘하는 것만 하고 싶진 않아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재밌지 않을까요?"

[사진 = 피프티원케이,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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