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픽]反푸틴 인사 잇단 죽음, ‘레드 스패로’ 섬뜩한 묘사 ‘주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는 가운데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첩보 스릴러 ‘레드 스패로’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 영국 소도시 솔즈베리의한 쇼핑몰에서 영국 정보기관에 협력했던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이 의문의 독성물질에 중독된 상태로 발견됐다. 보리슨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부의 개입이 드러나면 러시아월드컵에 불참하겠다”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영국 언론은 "최근 수년간 반푸틴 활동을 했다가 영국에서 석연찮게 숨진 러시아인이 14명이나 된다"고 보도했다

영화 ‘레드 스패로’는 33년간 CIA 요원으로 활약했던 제이슨 매튜스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그는 실제 러시아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소설에 녹여내 리얼리티를 살렸다.

극 초반부에 도미니카(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있던 신흥재벌이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리며 살해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대목은 러시아 신흥 재벌 출신이었던 보리스 베레좁스키의 죽음을 연상시킨다. 그는 2013년 3월 런던 교외의 한 고급 저택 욕실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는데, 질식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물론, 범인은 찾지 못했다.

베레좁스키는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던 무렵 국유자산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는 러시아 실세로 떵떵거리고 살았지만, 푸틴의 눈 밖에 나면서 영국으로 망명했고, 결국 타살이 의심되는 죽음을 맞이했다.

‘레드 스패로’의 여성 스파이 캐릭터 역시 실제 러시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러시아는 냉전이 끝난 현재까지도 여성 스파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여성 스파이 안나 채프먼은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뛰어난 미모에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던 그는 뉴욕 등의 고급 레스토랑이나 클럽을 출입하며 상류층 남성을 유혹해 정보를 수집했다. 채프먼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와이파이 무선망을 통해 카페 밖에 있는 러시아 정보요원에게 암호화 된 정보를 전송했다. 28세이던 2010년 미국 당국에 적발돼 추방당한 그는 러시아에서 스파이 생활을 그만두고 TV에 출연하는 등 유명세를 탔다.

2010년 러시아 출신 여성 카티아 자툴리베테르는 영국 마이크 핸콕 하원 국방특별위원회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영국 해군 관련 군사기밀을 빼돌리다 적발돼 본국으로 추방당했다.

한편 러시아와 미국의 스파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레드 스패로’는 몸과 마음을 이용해 타겟을 조종하도록 훈련받는 스파이 조직 '레드 스패로', 그곳에서 훈련을 마친 발레리나 출신 '도미니카'(제니퍼 로렌스)가 이중 첩자를 알아내기 위해, 미국 CIA 요원을 유혹하며 속고 속이는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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