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화유기', 이승기·차승원인데 왜 외면받았나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잘 마무리했지만 무언가 좀 아쉽다.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가 4일 종영했다.

최종화에선 죽음을 맞은 삼장 진선미(오연서)가 영혼으로 등장해 손오공(이승기)과 마지막 이야기를 완성해 나갔다. 수렴동에 자신을 가둔 손오공이 금강고에서 해방된 뒤, 저승에 간 진선미를 찾아 떠나는 엔딩이었던 것.

'화유기'는 여러 기대를 품고 힘차게 출발한 드라마였다. 이승기의 군 복귀작이었고, 판타지를 표방해 제2의 '도깨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타작가 홍자매(홍정은·홍미란)에 대한 커다란 믿음도 분위기를 띄웠다.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 자신했지만 '화유기'는 용두사미격으로 마무리됐다.

방송 2회 만에 초유의 방송사고를 낸데 이어 스태프 추락 사고로 몰입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이후 제작진이 양질의 드라마를 약속하며 보완 대책을 마련했으나 CG 퀄리티 등은 마지막까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19회에 등장한 흑룡은 진선미가 목숨까지 내준 중요한 장면이었지만 엉성한 CG 처리에 "만화 아니냐"는 악평까지 나왔다.

연출 등이 뒷받침 되지 못한 문제도 컸지만 '쾌걸춘향'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의 인기로 매번 흥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홍자매의 위력도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마지막회조차 큰 긴장감 없이 흘러갔고 손오공과 진선미의 재회는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며 허술한 느낌을 풍겼다.

최악의 현장을 경험한 이승기, 차승원, 오연서 등이 그나마 중심을 잡고 열연한 것이 다행이었다.

이승기는 철없고 능청스러운 손오공 역할을 자신의 느낌대로 잘 살렸으며 차승원은 코믹과 카리스마의 경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연서는 악귀를 보는 인간이라는 설정을 위화감이 들지 않게 표현했다. 여러 논란과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 속에서도 금세 시청률 5%대를 회복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호연 덕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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