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짧지만 강렬했던 라틀리프 효과, 허재호 기대된다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짧지만 강렬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효과는 확실했다.

라틀리프가 마침내 허재호에 합류했다. 23일 홍콩과의 2019 FIBA 중국 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A조 3차전서 데뷔전을 치렀다. 홍콩은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의 적수가 아니었다. 때문에 허재 감독은 라틀리프를 오래 기용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를 철저히 로테이션 했다. 26일 뉴질랜드전을 대비한 모습. 단 15분18초 동안 뛰었다. 13점 9리바운드.

라틀리프는 기대대로 좋았다. 특유의 장점을 고스란히 발휘했다. 이정현, 박찬희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슛과 골밑 득점을 올렸다. 삼성에선 스크린을 착실하게 거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대표팀에선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가장 돋보인 건 역시 리바운드 장악과 속공이었다. 그동안 허재호는 철저한 외곽 패턴에 의한 외곽슛이 핵심 패턴이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허재호가 라틀리프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제공권에서의 안정감을 토대로 공격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수비도 좋았다. 던컨 리드에게 몇 차례 실점했으나 포스트업 공격을 적절히 봉쇄했다.

라틀리프는 삼성에서 자신에게 공이 투입되지 않으면 토라지거나 응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홍콩전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강한 뉴질랜드는 라틀리프에 대한 강력한 대비를 하고 나온다. 이날 홍콩은 기본적인 수비조직력이 허술했다.

허재호는 전반전에 의외로 고전했다. 스크린과 패스게임으로 외곽 찬스를 만들어도 오픈 슛을 적지 않게 놓쳤다.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라틀리프가 출전시간을 늘리면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오세근, 이정현 등 빅맨을 잘 활용하는 선수들과의 호흡도 문제가 없었다.

홍콩전 대승으로 라틀리프 효과가 완벽히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 좀 더 강력한 상대를 만나서 실체를 좀 더 검증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26일 뉴질랜드전, 6월 28일 중국 원정은 결과를 떠나 내용이 중요하다. 라틀리프와 가드들의 연계플레이도 좀 더 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홍콩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귀화선수 던컨 리드의 1대1 공격과 외곽포에 의존한, 단순한 공격이 많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다. 3쿼터까지 3점슛 20개를 던져 10개를 넣었다. 만 헝 리앙, 키 리, 천 웨이 웡 등은 3점슛 능력을 보유했다.

상대적으로 허재호의 수비도 허술했다. 홍콩의 스크린에 대처가 되지 않는 장면도 있었다. 물론 상대의 전력이 약해 다소 방심한 측면이 있었던 걸 감안해야 한다. 애당초 강력한 상대였다면 수비 응집력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3쿼터까지 10개의 3점포를 내준 건 옥에 티였다.

[라틀리프. 사진 = 잠실실내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