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박윤, 미국에서 개척하는 새로운 삶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동안 격려해준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는 게 예의다."

박윤은 2017시즌을 끝으로 넥센 히어로즈에서 퇴단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타 구단의 영입 제의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았다. 22일 전화통화서 "선수생활을 끝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박윤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5라운드 38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 2016년에는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2017년에는 퓨처스리그서 67경기에 출전, 타율 0.373 10홈런 4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1군에는 자리가 없었다. 넥센에서 지난 2년간 1군에선 단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통산 56경기서 101타수 19안타 타율 0.188 4타점 6득점.

만 서른. 이른 은퇴다. 그만큼 다른 야구선수보다 새 출발도 빠르다. 박윤은 이달 말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간다. 6개월~1년 코스의 랭귀지 스쿨에 들어가서 영어를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지도자 연수를 준비할 계획이다.

박윤은 지금도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는 "아버지(박종훈 한화 단장)가 은퇴 후 미국으로 연수를 가셨을 때 가족이 함께 미국에 건너갔다. 2살 때 가서 7살 때 돌아왔다. 이후에도 조금씩 영어를 공부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랭귀지스쿨부터 등록하려는 건 영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기 위해서다.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정식 코치에 임명된 홍성흔처럼 의사소통능력부터 완벽하게 다진 다음 지도자 연수를 받으려는 계획이다.

박윤은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하니까 미국에서 곧바로 부딪히기로 했다. 홍성흔 선배님 소식을 듣고 자극을 받았다. 아버지도 미국 유학생활이 훗날 큰 자산이 됐다며 미국행을 적극 추천하셨다. 지도자로서 내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언어가 가장 중요하다. 영어공부부터 제대로 하고 코치 연수를 받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른 은퇴를 아쉬워할 틈이 없다. 최근 박윤은 주변인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으며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나름대로 나만의 기준도 세웠고, 그 기준을 토대로 빨리 준비하고 싶다. 지인들로부터 조언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야구만 했더니 세상을 향한 시야가 좁았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정신적인 수련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윤은 홀로 미국에 건너간다. 스스로 부딪힌다. 누구도 그를 돕지 않는다. 랭귀지 스쿨을 마친 뒤에 어느 구단에서 연수를 받을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언제 돌아올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든, 얻지 못하든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박윤은 "조용히 갈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격려,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할 것인지 정도는 말씀을 드리는 게 그 분들에 대한 예의다. 선수생활은 여기서 마치지만,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박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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