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놀란 '괴물' 최민정의 폭발적인 스피드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최민정은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4초94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첫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여자 500m 결승에서 실격 판정으로 눈물을 흘렸던 최민정에게 두 번의 눈물은 없었다.

1,500m 예선부터 결승까지 1위로 승승장구한 최민정은 결승에서 4바퀴를 남기고 밖으로 치고 나가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강자이자 여자 500m 금메달을 딴 아리아나 폰타나, 500m 동메달리스트 캐나다의 킴 부탱, 중국의 에이스 리진위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최민정은 초반에 4~5위 자리를 지키며 선두 자리를 넘봤다.

13바퀴 반을 도는 1,500m 경기에서 차분하게 기회를 노린 최민정은 4바퀴째에서 빠르게 외곽으로 치고 나가 순식간에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에는 속력을 더 내 린지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생애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경쟁자들은 그저 뒤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몸 싸움을 할 겨를도 없이 최민정이 밖으로 치고 나가는 걸 지켜만 봤다.

이에 최민정은 “그저 앞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스스로를 믿었는데 그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 앞만 보고 달려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단신의 최민정은 몸 싸움에 약한 신체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이 아닌 밖으로 크게 돌아 상대를 제압한다.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쪽으로 파고들 때보다 더 강한 원심력이 작용돼 자칫하면 튕겨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민정은 상대보다 더 많은 스트로크를 통해 이를 극복한다. 많은 체력이 요구되지만, 최민정은 남자 선수 못지 않은 힘과 속도를 자랑한다. ‘쇼트트랙 괴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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