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오공이로 대동단결!"…아무도 이승기를 대체할 수 없다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과연, 이승기는 이승기다. 가수, 연기자, 예능인, 그 어떠한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이승기를 대체할 ‘만능' 엔터테이너가 또 어디 있을까.

2년 전, 이승기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브라운관 앞의 시청자들, 그의 노래를 기다리던 리스너들, 줄곧 열렬한 애정을 품어온 팬들까지 모두가 대동단결해 이승기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이는 잠깐의 공허함일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승기의 '제대 디데이'가 올라왔다. 유독 길게 느껴지는 군복무 기간에 대중은 "군대에 '말뚝'을 박은 것 같다", "왜 이렇게 오래 있는 것 같나" 등의 우스갯소리를 하고는 했다. 이승기가 지닌 독보적인 존재감을 방증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마침내, 이승기는 지난해 10월 만기 제대했다. 이날 이승기는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했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곧바로 연예 활동에 돌입했다. 그가 선택한 첫 복귀작은 홍자매가 집필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화유기'였다.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 극 중 이승기는 제천대성 손오공 역을 맡아 유일무이한 '사랑꾼', '직진남'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물론, 제대 직후의 촬영이 단번에 촬영장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승기는 첫 촬영 때 손까지 떨리더라며 후일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마치 제 옷을 입은 듯한 소화력으로 손오공 캐릭터가 지닌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화유기'가 자체최고시청률 6.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할 수 있었던 대표요인이다. 다소 느끼하고 우스울 수도 있는 대사를, 이승기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맛깔난 대사로 요리했다. 그 덕에 회차가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의 '오공앓이'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물론 연기 잘하는 배우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기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분야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승기는 '화유기'와 함께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 출연을 병행했다. '집사부일체'는 이승기, 배우 이상윤, 그룹 비투비의 육성재, 개그맨 양세형이 '청춘 4인방'으로 뭉쳐 괴짜 사부를 찾아가 동고동락하는 프로그램이다.

입대 전 이승기는 KBS '해피선데이-1박 2일', SBS '강심장', 케이블채널 tvN '신서유기'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MC 및 패널로 무한 활약을 보였던 바, 예능 컴백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날로 치솟았다. 그리고 그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군기'가 덜 빠진 예비군 이승기는 계속해서 군대 후일담을 털어놔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이승기의 새로운 캐릭터로 구축됐다. 곧이어 이승기는 과거 예능의 리듬을 잊지 않고 되살려냈다. 위치는 달라졌다. 개그맨 강호동, 이수근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황제' 막내였던 그가 멤버들을 이끄는 진짜 리더가 됐다. '허당기'는 여전했지만 든든하고 유쾌한 예능 선생이다. 시청률도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날로 상승세다.

그리고 31일 영화 '궁합'으로 스크린도 습격한다. '궁합'은 영화 '관상' 제작진이 만든 두 번째 역학시리즈로, 이승기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 역을 맡았다. 해당 작품은 입대 전 크랭크업한 작품이지만 전역 시기에 맞춰 개봉일을 조정했다. 풋풋한 이승기의 볼살이 그립던 대중에겐 특별한 선물이 될 듯하다.

탁월한 센스, 자연스러운 배려, 넘치는 에너지 등 이 모든 것들이 배가됐다. "제대했으니 이제 지겹도록 저를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킨 이승기의 전성기엔 쉼이 없다.

[사진 = tvN,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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