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나를 벗겨봐' 이세돌 9단, 복면기왕 나선다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쎈돌' 이세돌 9단이 복면기(棋)왕에 나선다.

프로바둑도 MBC 복면가왕처럼 가면을 쓰고 대국을 하는 복면기왕을 선보인다. 2017-18 SGM배 월드바둑챔피어십이 그 무대다. 출전 선수들은 대화명(닉네임)으로 출전하게 되며 실물 가면을 쓴 대국은 32강전부터 적용된다.

주최측에 따르면 한국33명, 중국 22명, 일본 9명으로 64강을 확정했다. 복면기왕의 성격상 출전 선수 명단은 비공개다. 하지만 주최측은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천야오예 9단, 판팅위 9단 등 4명의 선수만 명단을 공개했다.

이 대회는 5일부터 5일간 바둑사이트 오로 대국실에서 매일 밤 7시부터 대국을 벌여 32강을 가린다.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처럼 진짜 가면을 쓰고 대결하는 32강전은 3월 초 열릴 예정이다. 본선은 제한시간 각자 10분 40초 초읽기 3회로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지난 11월부터 온라인 통합예선을 통과한 출전자도 17명이나 있다. 따라서 출전 선수 중 아마추어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본선32강부터는 대회 주관방송사인 K바둑 스튜디오에서 출전선수들이 가면을 쓰고 대국하게 된다. 32강 4조로 나뉘어 16강까지 같은 조로 대국하며, 진 선수들은 대국 후 가면을 벗고 자신의 실명을 밝혀야 한다.

바둑 승부에는 '강자의 프리미엄'이란 말이 있다. 전력이 열세인 기사가 아무래도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의식하게 되고 이것이 승부에 영향을 끼쳐 바둑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서 유래한다.

그러나 바둑계 주변에서는 가수가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과 달리 바둑은 반상에 돌을 놓는 맵시만 봐도, 대국 스타일이나 자세만 봐도 상대가 누구인지 알수 있는데 너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니냐는 반론도 많다. 대국 상대가 굳이 아마추어가 아니라면 굳이 답답하게 얼굴을 가리고 대국할 필요가 뭐 있느냐는 지적이다. 차라리 온라인 대국을 하는게 낫지 않을까.

[사진=마이데일리DB]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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