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의 안테나] 아슬아슬한 '리턴', 이대로 가다간 '리턴' 합니다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자극적인 걸 아는데, 끌린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SBS 수목드라마 '리턴'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청률은 15%를 돌파했다. 수목극 최강자다. 신성록, 봉태규, 윤종훈 등 배우들을 향한 재조명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보다 더 큰 호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마냥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베일을 벗은 '리턴'은 단숨에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출연 배우의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첫 회부터 즐비하게 이어진 직관적 대사와 외설적 장면의 연속 때문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정도는 심해졌다. 살인과 폭력은 물론 시체 유기, 마약, 성상품화, 자해 등 온갖 가학적이고 노골적인 소재들이 이야기를 지배했다.

이전에도 무수한 드라마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채택했다. 마치 '자극성'이 드라마 흥행에 빠져선 안 될 요소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리턴'은 강도를 높였다. 시각화에 힘을 실은 것이다. 단순히 대사로 상황 묘사만 한 게 아니라, 해당 사건을 눈앞에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현실감 상승이라는 미명하에 시각적인 자극 전달을 멈추지 않았다.

'리턴'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시청자들의 민원은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지난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 2회를 놓고 방송소위 안건으로 상정했다.

반면 속도감 있는 전개로 사건이 펼쳐지자 도리어 '리턴'에 흥미를 느끼는 대중도 늘고 있다. 고공행진 시청률이 이를 방증한다. 분명히 불편하고, 잘못된 걸 알지만 끌린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리턴'이 내면에 있는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죄의식을 동반하지만 즐거운 일)'를 느끼게끔 한다고 평한다.

이런 흐름은 위태롭다. 그간 노골적인 연출은 대개 영화에 허용돼왔다. 콘텐츠를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때문이었다. 직접 선택하고 소비하는 영화와 달리, 브라운관에 노출된 드라마는 전 연령층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개방적인 성격이다.

따라서 드라마는 신중해야 한다. 파급력을 명심해야 한다. 가치관이 확립되지 못한 미성년 혹은 성인까지도 무분별한 수용의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극적인 연출로 인한 모방 수행을 어찌 장담 않겠는가. 더 나아가, 자칫 자극적인 장면에 시청자들의 내성이 생기는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

기득권층의 괴이하고 악랄한 카르텔을 풍자하기 위해 '리턴'은 '파격'을 선택했다. 단, 과감할수록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 예민하게 짚어야 한다. 무리한 충격요법만이 의미 전달의 지름길은 아니다.

'리턴'은 세태를 낱낱이 까발리면서도 현명하게 관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SBS 방송 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