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튼 슬럼프 탈출, 신한은행 마지막 과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쏜튼이 살아나야 하는데…"

외부에선 올 시즌 신한은행 외국선수 조합(카일라 쏜튼, 르샨다 그레이)을 WKBL 6개구단 최상위급으로 본다. 하지만, 정작 신한은행은 고민스럽다. 올 시즌을 돌아보면 두 외국선수가 동시에 잘한 경기가 거의 없었다.

기본적으로 쏜튼과 그레이 모두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힘과 스피드, 즉 운동능력으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BQ가 좋은 편도 아니다. 다만, 올 시즌 WKBL 구단들의 외국선수 농사가 전반적으로 흉작이라는 점, 쏜튼과 그레이의 장점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신한은행 외국선수 농사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1월 1일 우리은행전 패배 이후 7연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에 졌지만, 다시 2연승했다. 그 중심에 그레이가 있었다. 그레이의 기량 회복 원동력에 대해서는 몇 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그림자도 있다. 이 기간 쏜튼은 돋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죽을 쒔다.

쏜튼과 그레이의 사이클이 엇박자를 그리면서 신한은행은 경기력을 극대화하지 못한다. 그레이는 투박해도 힘이 좋고 스크린과 롤이 좋은 빅맨이다. 그레이의 상승세로 세트오펜스에서 안정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힘이 좋은데다 빠른 트랜지션에 강점이 있는 쏜튼이 최근 장점을 거의 발휘하지 못한다. 때문에 최근 신한은행은 김단비와 쏜튼을 앞세운 얼리오펜스로 재미를 보지 못한다. 최근 승패와는 별개로 이 부분은 고민이다.

왜 쏜튼은 슬럼프에 빠졌을까. 신기성 감독은 "쏜튼이 힘 있는 플레이, 속공 외에도 외곽슛이 들어가면 흥이 났다. 시즌 초반에는 수비수가 떨어져서 수비를 했는데, 최근에는 바짝 달라 붙는다. 이걸 힘들어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의 경기력 향상으로 세트오펜스가 안정됐다. 리바운드 응집력도 올라갔다. 지역방어 완성도도 끌어올렸다. 얼리오펜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하지만, 정작 쏜튼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수의 집중견제에 파울 유도, 패스게임 등으로 대처할 정도의 센스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한편으로 파울 콜이나 주변 환경 변화, 교체 등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사실이다. 신 감독은 "경기를 치르다 그레이로 교체했는데, 자기가 왜 교체됐는지 묻더라. 나중에 설명을 해줬더니 또 수긍했다"라고 말했다. 심리 컨트롤은 경기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에는 슬럼프 탈출 기미도 보인다. 쏜튼은 1월 27일 우리은행전 패배 이후 다음날 오전에 팀 운동이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개인연습을 했다. 신 감독은 "스스로 좋은 상태가 아니라며 알아서 개인운동을 하더라. 그런 자세는 좋다"라고 말했다.

김단비는 "누구나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슬럼프는 찾아온다. 나 같은 경우 팀이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쏜튼이 최근 좋지 않은데, 옆에서 보면 좋았을 때와 큰 차이는 없다. 좋지 않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쏜튼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신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쏜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배려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상황. 어떻게든 쏜튼이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정규시즌을 마쳐야 한다. 신한은행의 마지막 과제다.

[쏜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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