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페더러 은퇴 전에 대결한 것만으로 영광"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장충 윤욱재 기자] '호주오픈 4강 신화'의 주인공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정현은 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라코스테와 함께하는 정현 GS 4강 진출 축하 기자간담회'에서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이룬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 4강 진출로 전 국민의 성원을 받았다. 비록 로저 페더러(스위스)와의 4강전에서 기권패했으나 그의 발바닥 부상투혼이 화제가 됐다.

이러한 활약으로 정현의 세계랭킹은 58위에서 29위로 상승, 이형택의 36위를 넘어서 한국 테니스 사상 최고 순위에 올랐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김환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정현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호주오픈을 치르고 돌아온 소감과 부상 상태, 그리고 차후 일정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정현과 일문일답.

- 이번 대회를 통해 정현의 백핸드가 많이 조명됐는데 백핸드를 잘 칠 수 있는 핵심적인 팁을 알려준다면.

"자신 만의 리듬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온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유지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팁인 것 같다. 나도 그러려고 노력한다. 10~20개 랠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리듬을 맞춰야 한다"

- '보고있나 캡틴'의 주인공인 김일순 감독과 만났는지.

"어제 다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감독님이 '우리끼리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더라. 언제 또 볼지 모르니 사진 많이 찍자'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셨다"

- 호주오픈에서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는.

"그랜드슬램 대회여서 모든 경기가 제일 중요했지만 아무래도 조코비치와의 경기를 승리로 결론을 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조코비치와 맞붙는 것도 즈베레프와 경기하기 직전에 알았다"

- 호주오픈에서 발바닥 부상이 있었는데.

"원래 경기를 2~3시간씩 치르면서 발바닥에 물집을 가졌지만 호주오픈은 5세트 대회이기도 하고 발이 한계를 넘은 것 같다. 잘 치료해서 한계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몸 상태는 다른 곳은 아무 이상이 없고 앞으로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 페더러와 경기 전부터 물집으로 고생했다고 들었다.

"페더러와 경기하기 전부터 진통제를 맞아서 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대한 아픔을 잊고 경기를 했지만 더이상 진통제 효과를 볼 수 없어서 기권이란 힘든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는 물집으로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고 관리해야 할 것 같다"

- 세리머니를 자주 했는데 의미가 있다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순간적인 반응은 내 몸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큰절 세리머니는 정말 해보고 싶었다. 한국인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 작년보다 서브가 나아졌다는 평가다. 앞으로 좋아져야 할 부분은.

"최근 몇 년 동안 서브 때문에 고생을 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밸런스와 힘 기르는 운동 등 사소한 것부터 열심히 한 것이 호주오픈에서 빛을 발한 것 같다. 앞으로는 체력, 멘탈 모든 면에서 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페더러와 나달의 경기에서 볼키즈를 했던 사진이 화제가 됐다.

"페더러가 은퇴하기 전에 같은 코트에서 대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페더러가 나이도 있으니 앞으로 몇 년 간 같이 경기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싶다"

- 앞으로 생길 '정현 키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

"어른들이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면 어린 선수들은 많이 흔들릴 수 있다. 자신 만의 뚜렷한 주관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조언은 귀담아 듣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걸러낼 줄 안다면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기본을 차근차근 만들어야 한다"

- 현재 부상 상태와 앞으로 일정은.

"한국에 와서 병원에서 체크를 했는데 발바닥은 다음주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어려서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들었다. 다음주에 훈련을 하면서 어떤 경기를 나갈지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호주오픈 상금은 어떻게 쓸 생각인지.

"상금 통장을 따로 만들라고 이야기하더라. 상금은 건드리지 않고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다"

[정현이 2일 오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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