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X채수빈 캐스팅하고 이건 아니야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익숙한 로맨틱코미디, 그 이상은 아니었다. 로봇만 달랐다.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선미 이석준 연출 정대윤)가 25일 종영했다. 청춘 스타 유승호, 채수빈을 캐스팅하고, MBC가 '보그맘' 선전 후 재차 로봇을 내세워 기대를 모았으나, 자체 최저 시청률 2.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결과는 따끔했다.

MBC가 즐기는 로맨틱코미디의 큰 얼개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MBC는 대체로 가난한 여주인공과 돈 많은 남주인공의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한다. 직업이나 주인공들의 관계 설정만 다를 뿐 '그녀는 예뻤다', '쇼핑왕 루이', '운빨로맨스' 등의 작품들은 대개 이같은 틀을 유지했다.

'로봇이 아니야'도 마찬가지였다. 인간 알레르기를 지닌 재벌 김민규(유승호)가 가난한 여주인공 조지아(채수빈)를 로봇으로 착각해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MBC 로맨틱코미디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며 성격의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인데, '로봇이 아니야'에선 대놓고 김민규의 인간 알레르기를 조지아로 치료하게 된다는 내용을 전면에 내걸었다.

덕분에 극본의 참신함은 오로지 로봇이 등장한다는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로봇 소재도 애당초 김민규가 조지아를 로봇으로 착각한다는 설정이 세워졌을 때, 이후 펼쳐질 전개가 대략 예상 가능해지며 신선함을 상실했다. 실제로 극본은 이같은 예상을 뛰어넘지 못했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지 못한 채 종영했다. 정작 로봇 캐릭터로도 기발한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