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조코비치 꺾고 사상 첫 메이저 8강 신화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호주오픈 남자단식 16강전 진출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이다.

정현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정현은 지난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3-2로 꺾고 16강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58위인 정현은 세계랭킹 4위 즈베레프를 상대로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즈베레프가 198cm의 장신에 고공 서브를 보여주는 선수인데 정현은 즈베레프에게 서브 에이스 21개를 내주면서도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버티기' 만큼은 즈베레프를 압도했다. 즈베레프는 끝내 평정심을 잃었다. 그 증거는 바로 5세트에서의 6-0이란 압도적인 결과가 말해준다.

한국인 선수로는 이형택이 2007년 US오픈에서 남자단식 16강전에 오른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정현은 이제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메이저 8강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물론 8강 진출 역시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현재 세계랭킹 14위이지만 한때 독보적인 세계랭킹 1위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다 호주오픈에서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 결과는 좋다. 3회전에서도 세계랭킹 22위인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스페인)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그러나 정현의 성장세와 상승세를 고려하면 조코비치와의 뜨거운 한판 승부를 예감케한다.

정현은 2년 전이었던 2016 호주오픈에서도 조코비치를 만나 0-3으로 완패했으나 세트스코어와 달리 경기 내용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즈베레프를 꺾으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톱 10에 위치한 선수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기에 상위 랭커에 대한 두려움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호주오픈 16강 진출 만으로 정현에겐 16강전은 일종의 '보너스 게임'으로 여겨질 수 있다. 8강 진출에 대한 부담을 갖고 경기를 치르는 게 아닌 성장을 위한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은 정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조코비치도 충분히 정현을 경계할 만하다. 조코비치는 지난 해 정현에 대해 "정현의 경기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매우 기대되는 선수로 꾸준히 전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과연 두 선수의 16강전 승자는 누구일까. 그 결과는 22일에 확인할 수 있다.

[정현.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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