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강정호, 콜-맥커친 트레이드 영향줬을까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만년 약체에서 벗어나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으로 거듭나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피츠버그는 팀의 주축투수인 게릿 콜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한데 이어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더인 앤드류 맥커친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하면서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특히 맥커친을 트레이드로 내보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피츠버그는 1993시즌을 앞두고 배리 본즈를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보낸 뒤 공교롭게도 2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란 아픔을 겪었다.

피츠버그는 2013년 마침내 기나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 그 중심엔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한 맥커친이 있었다.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원대한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2015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 만년 약체 이미지를 탈피했다.

그런데 지난 2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구경 조차하지 못했다. 전력의 큰 이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악재가 계속 겹쳤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강정호의 공백이었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파문으로 미국 비자 발급에 실패, 팀의 스프링 트레이닝 조차 함께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스탈링 마르테의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8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는 등 피츠버그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결국 이러한 악재들이 팀 성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고 피츠버그가 빠르게 '노선'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도 "마르테가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고 그레고리 폴랑코가 부진한 시즌을 보냈으며 강정호는 음주운전 파문 후 한국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75승 87패에 그쳤고 콜과 맥커친을 트레이드하면서 2018시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는 맥커친까지 내보내면서 피츠버그 팬들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맥커친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고 하지만 콜은 당장 FA가 임박한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두 선수를 모두 내보낸 것은 올해 대권 도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피츠버그의 포기 선언엔 강정호의 불투명한 미래도 포함돼 있다. 아직까지 강정호의 비자 발급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는 이미 콜을 트레이드한 대가로 받아온 콜린 모란을 주전 3루수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을 했다. 강정호 역시 피츠버그가 사실상 포기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계약 상으로는 올 시즌 후 피츠버그를 떠날 수 있는 강정호이지만 더 빨리 피츠버그와 이별할 수도 있다.

[강정호.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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