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다 32득점’ SK 최준용 “몰래카메라, 다신 안 했으면”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서울 SK 포워드 최준용이 개인 최다득점을 새로 쓰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최준용은 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출전, 32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SK는 애런 헤인즈(31득점 17리바운드 8어시스트 5스틸), 김민수(12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을 더해 97-90으로 승리했다.

최준용은 이날 2쿼터까지 3득점에 그쳤지만, 후반 들어 폭발력을 과시했다. 3쿼터에 3점슛 2개 포함 10득점하며 예열을 마쳤고, 4쿼터에도 3점슛 2개를 넣는 등 12득점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것.

최준용은 연장전에서도 공격력을 뽐냈다. 연장전 초반 연달아 골밑득점을 성공시켜 SK에 재역전을 안긴 최준용은 연장전 종료 1분여전 7점차로 달아나는 3점슛까지 터뜨렸다. SK가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최준용이 이날 남긴 32득점 3점슛 6개는 각각 개인 최다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5일 원주 DB전에서 기록한 27득점 3점슛 5개.

최준용은 경기종료 후 “경기 전 감독님이 ‘제일 중요한 경기’라고 말씀하셨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경기라 양 팀 선수들 모두 몸이 무거웠던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팀의 집중력이 더 높았다. 선수들이 한 발씩 더 뛴 게 승리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이어 개인기록을 새로 쓴 것에 대해 “우리 팀 형들, 감독님,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그래서 내가 책임감을 갖고 더 자신 있게 경기에 임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삼성이 극단적으로 헤인즈에게 협력수비를 펼친 것도 최준용이 고득점을 올린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적장 이상민 감독 역시 “최준용에게 슛을 내주고 헤인즈를 막는 수비를 했는데, 최준용의 슛이 너무 잘 들어갔다”라고 돌아봤다.

최준용은 이에 대해 “다른 팀들에 비해 삼성이 유독 수비할 때 나를 버린다. 매 경기 그랬다. 수비가 타이트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수비수를)끌어내야 다른 선수들이 편해질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슛이 들어가는데도 안 막더라”라며 웃었다.

최준용은 이어 “3점슛을 많이 넣었을 때도 기분은 좋지만, 나는 득점보단 어시스트할 때가 더 기분 좋다. 물론 내가 득점해야 할 상황도 있다. 역할에 맞게 열심히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유투는 ‘옥에 티’였다. 8개 가운데 4개만 들어간 것. 최준용은 이에 대해 “루틴을 바꿨다. 원래 공을 5번 튕긴 후 던지는데, 이제는 헤인즈처럼 2번만 튕긴 후 던진다”라며 웃었다.

최준용은 지난 14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덩크 컨테스트에서 댄스를 선보인데 이어 몰래카메라까지 당한 것.

최준용은 안대 및 가면으로 눈을 가린 상황에서 하프라인 슛을 성공시키면, 고급 외제차를 선물 받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는 속임수였다. 최준용이 시야를 가린 사이, 전광판 및 피켓을 통해 “지금부터 몰래카메라가 시작됩니다. 골이 안 들어가도 들어간 것처럼 환호해주세요”, “몰카 이벤트 중”이라는 문구가 관중들에게 전달된 것.

눈을 가린 최준용이 던진 하프라인 슛은 실패했지만, 동료들은 마치 슛이 들어간 듯 코트로 뛰어나와 최준용을 축하해줬다. 관중들도 환호하며 ‘몰래카메라’에 동참했다. 이후 전광판을 통해 이벤트가 몰래카메라였다는 것을 인지한 최준용은 기념 피켓을 발로 걷어차며 불만(?)을 표출했다. KBL이 기획한 몰래카메라는 대성공이었던 셈이다.

최준용은 “그것 때문에 평정심을 잃을 뻔했지만, 내가 마인드 컨트롤을 잘했다. 다음부턴 KBL이 안 했으면 한다. 동료들이 나에게 뛰어올 땐 ‘됐다! 이거다!’ 싶었다. 눈 사이에서 피가 나는 줄도 몰랐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준용. 사진 = 잠실실내체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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