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결산①] '범죄도시'·'아이캔'…중형 영화들의 '대박' 반란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2017년 영화계는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충무로에 첫 출사표를 던진 신인 감독의 반란이 있었고 최희서, 진선규 등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배우들이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저력을 보여주며 활약했다. 또 기대작이었던 여러 영화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과 논란들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7월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천만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군함도' 개봉 당시 여러 영화들은 개봉 시기를 피해서 간다는 말도 있었을 정도.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과 친일파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 등을 이유로 관객들은 '군함도'를 비판했다. '군함도'는 특히 MBC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먼저 소개되며 그 역사적인 중요성이 대중에게 높아졌던 바, 작품에 실망했다는 반응들이 속속 이어졌다. 또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더해지면서, '군함도'는 천만 기대작으로 불렸으나 659만명 동원에 그쳤다.

'군함도'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배급 쇼박스)는 국민배우 송강호의 출연과 독일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택시운전사'는 개봉 전부터 자신감 속에 일반 시사회를 다수 진행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훨훨 날아 1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로써 송강호는 올해 영화시상식에서 여러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군함도'의 예상 외의 부진과 '택시운전사'의 성공 이후 영화계는 한동안 잠잠했다. 그런 와중에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이 출연해 독특한 호흡을 보인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 배급 리틀빅픽처스)가 개봉, 기대 이상의 감동과 먹먹함을 안긴 위안부 문제 제기로 인해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다. '아이 캔 스피크'는 확실한 스타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불구, 32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거뒀다. 특히 나문희는 올해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고, 청룡영화상에서 김현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여름 성수기, 대작의 명과 암이 갈린 상황에서 지난 10월 3일 개봉한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는 의외의 복병이었다. '범죄도시'는 마동석과 윤계상 외에도 조재윤, 최귀화, 임형준, 진선규, 홍기준, 허동원, 하준, 박지환, 허성태 등 여러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신드롬을 일으키며 687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으며 중형 영화의 대박 사례가 됐다. '범죄도시'는 여러 연기파 배우들을 수면 위로 오르게 했는데, 장첸(윤계상)의 오른팔 역할을 한 위성락 역의 진선규는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 기쁨의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최희서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박열'(감독 이준익 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과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재심'(감독 김태윤 배급 오퍼스픽쳐스),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 배급 쇼박스)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불구하고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력, 관객들의 입소문 덕에 손익분기점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한편, 올 연말에는 '강철비'(감독 양우석 배급 NEW)과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1987'(감독 장준환 배급 CJ엔터테인먼트)가 겨울 성수기를 맞아 관객들을 찾아온다.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롯데엔터테인먼트-오퍼스픽쳐스-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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