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일본 유진형 기자] 이보다 통쾌한 승리는 없다.

한국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 숙명의 일본을 상대로 4-1로 승리하며 지난 2010년 5월 이후 7년 만에 한일전 승전보를 알렸다.

한국은 김신욱의 멀티골, 정우영과 염기훈의 프리킥 골로 일본을 상대로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2승1무(승점7)를 기록한 한국은 일본(2승1패,승점6)를 제치고 2003년, 2008년, 2015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 도쿄대첩 이끈 '하늘의 지배자 김신욱'

숙명의 한일전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은 멀티골을 터트리며 날아오른 김신욱(전북)이었다.

김신욱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일본 수비를 파괴하며 도쿄 하늘을 장악했다.

일본의 수비수들은 김신욱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두 명이 붙으면 다른 선수에게 공간이 생겼다.

동점 헤더골 뿐만 아니라 소속팀 동료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일본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 정우영 '호날두도 울고갈 무회전 프리킥'

정우영(충칭리판)이 전반 23분 일본 페널티박스 외곽 지역에서 파울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축구 게임에서나 나올 무회전 프리킥골로 일본 응원단을 잠재웠다.

마치 포르투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프리킥을 보는 듯한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이 골망을 가르자 순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을 찾은 일본의 4만 관중은 침묵에 빠졌다. 반면 120여명 붉은 악마와 한국 취재진은 환호했다.

▲ 염기훈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 재현'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했다.

박지성은 7년 전 2010년 8월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 친선 경기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들을 여유롭게 바라보며 산책하듯 달리는 세리머니를 펼쳐 일본의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한일전에서는 염기훈(수원)의 프리킥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산책했다. 염기훈은 동료들과 함께 일본 골문 뒤 울트라니폰을 바라보며 산책하듯 뛰는 세리머니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을 침묵에 빠트렸다.

▲ 신태용 감독 '이제 러시아월드컵이 목표다'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 적지에서 펼쳐진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한 신태용 감독은 자신감에 차있었다.

실제로 그는 한일전을 하루 앞두고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잠시 접고 실리적인 축구로 일본전 승리를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약속을 지켰다.

사실 축구대표팀은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부진과 여론의 비판으로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경기력을 비롯 한일전 승리와 우승까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신태용 감독의 시선은 이제 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한다.

[7년 만에 한일전에 승리한 한국축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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