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프리킥 뒷이야기…"진짜, 나 한번 믿어봐"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한일전 1-1 상황이던 전반 22분 일본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낸 지역에는 정우영을 비롯해 김진수, 주세종, 이근호 4명의 선수가 있었다. 이들은 골문을 주시하며 누가 공을 처리할지 대화를 나누는 듯 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본 신태용 감독이 손을 휘저으며 주문을 했다. 그리고 정우영이 프리킥을 찼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일본 골망을 갈랐다.

정우영의 무회전 프리킥이 나온 장면이다. 그의 발 끝을 떠난 공은 마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킥처럼 날아갔다. 엄청난 속도에 일본 골키퍼도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 골로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4골을 몰아치며 4-1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그리고 2승1무를 기록한 한국은 대회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호날두를 연상시켰다는 취재진의 말에 정우영은 “저도 생각 못한 골이다”고 웃으며 “앞선 두 경기에서는 프리킥 찬스가 너무 안 나왔다. 그래서 (이)재성이한테 파울 좀 얻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킥이 나는 순간 자신이 있었고 발등에 맞는 순간 골인 걸 직감했다. 솔직히 골에 대한 욕심이 많진 않다. 다만 프리킥 골은 특수하기 때문에 나만의 무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우영은 프리킥을 두고 김진수와 누가 찰지를 두고 이야기를 오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파울이 나자 마자 내야 차야겠다 생각하고 공을 먼저 잡아 놨다. 그런데 (김)진수가 오더니 본인이 차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미안하지만, 진짜로 나 한 번 믿어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자신이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너희가 가장 자신 있는 걸 하라고 하셨다. 프리킥을 많이 준비했고, 가장 자신 있는 걸 했다”고 말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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