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리포트: 토마스 위축시킨 KB, 승리로 가는 길은 손쉬웠다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KB가 삼성생명 절대 에이스 엘리사 토마스를 위축시켰다. 자연스럽게 경기를 손쉽게 풀어갔다.

삼성생명은 정상 전력이 아니다. 주축멤버 대부분 부상 중이거나,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고아라를 장기 결장 중이다. 배혜윤은 손가락 수술 이후 컨디션 회복 속도가 늦다. 김한별도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다. 그나마 박하나가 괜찮지만, 그 역시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다.

주축들이 비 시즌은 물론, 시즌 개막 이후에도 팀 훈련을 효과적으로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삼성생명은 통합 준우승했던 지난 시즌에 비해 공수 조직력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그나마 에이스 토마스가 힘겹게 끌고 간다. 그러나 토마스 역시 어깨가 고질적으로 좋지 않다. 때문에 극심한 몸싸움, 자신보다 큰 선수와의 매치업에 미묘한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15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KB의 3라운드 맞대결. 단타스는 1쿼터 초반부터 토마스를 자신 있게 상대했다. 6분35초를 남기고 포스트업을 통해 뱅크슛을 터트렸다. 반면 토마스는 자신보다 큰 단타스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토마스는 슈팅능력이 좋지 않다. 때문에 공격공간이 골밑으로 제한적이다. 리드미컬한 스탭과 페이크에 의해 수비수를 공략하는 스타일. 그게 아니면 원맨속공을 즐긴다. 그러나 단타스는 토마스의 특유의 기술에 속지 않고 버텨냈다. 공격에선 포스트업을 하지 않아도 외곽슛으로도 공략 가능하다. 단타스의 외곽슛은 상당히 정확하다. KB가 강력한 이유 중 하나.

토마스는 단타스를 상대로 골밑 득점을 내준 뒤 곧바로 박지수를 상대로 페이스업을 시도했다. 6분23초전이었다. 그러나 박지수 역시 토마스에게 속지 않았다. 통렬하게 블록을 해냈고, 곧바로 심성영의 3점포에 이어 4분23초전 단타스가 허윤자를 상대로 상대로 골밑에서 포스트업 득점과 추가 자유투를 터트렸다.

이후 토마스가 급격히 위축됐다. 치고 들어가다 패스를 내주면서 흐름이 끊길 때도 있었다. 물론 특유의 패스센스를 앞세워 박하나의 득점을 잇따라 도왔다. 그러나 삼성생명 공격의 위력은 떨어졌다. KB가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토마스 특유의 원맨 속공이 발휘될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

토마스가 위축되자 경기흐름이 급격히 KB로 흘러갔다. KB는 2쿼터에 단타스를 빼고 모니크 커리를 넣었다. 심성영, 박지수가 커리의 득점을 잇따라 도왔다. 리바운드를 잡은 뒤 첫번째 혹은 두 번째 패스가 빨랐다. 삼성생명보다 공수전환이 빨랐다. 이 과정에서 강아정, 김보미, 커리가 잇따라 3점포를 터트렸다. 박지수는 노련한 허윤자의 수비에 고전했으나 수비와 리바운드, 블록, 연계플레이로 팀에 공헌했다.

임근배 감독이 토마스 대신 레이첼 할리비를 넣었다. 그러나 발이 느렸다. 커리는 할리비를 외곽으로 끌고 나와 공격했다. 할리비는 박지수에게 포스트업을 시도했으나 막혔다. 결국 삼성생명은 박하나를 제외하고 공격루트가 막혔다. 토마스는 1쿼터 막판 커리를 상대로 공격리바운드와 골밑슛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전반전에만 19점차였다. 전반전에 승부가 갈렸다.

외국선수 2명이 뛰는 3쿼터. 더욱 스코어가 벌어졌다. 단타스는 2쿼터에 푹 쉬었고, 3쿼터에 응집력을 높였다. 단타스와 박지수가 토마스, 할리비와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했다. 박지수는 3쿼터 중반 다시 한번 토마스의 골밑 공격을 블록으로 저지했다. 이후 삼성생명은 추격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KB의 완승. 토마스는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3블록을 기록했으나, 5득점에 그쳤다.

KB 단타스-박지수 콤비의 위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또 하나. KB는 최근 공수전환이 굉장히 빠르다. 단타스와 박지수가 빅맨치고 스피드가 느리지 않기 때문이다. 빠른 공수전환이 커리, 강아정, 김보미, 심성영의 외곽공격으로 연결된다. 최근 KB가 승리할 때 카운터펀치는 오히려 이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높이, 스피드, 외곽포의 완벽한 조화로 손쉽게 1승을 따냈다.

삼성생명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레이첼 할리비의 기량이 인상적이지 않다. 국내선수들은 여전히 컨디션 악화에 시달린다. 토마스에 대한 부담이 크다. 당분간 버티기 모드로 시즌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토마스를 상대로 공격하는 단타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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