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의 도전, 박지수·단타스 의존도 줄이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황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더 줄여주는 건데…"

올 시즌 WKBL에서 경기당 출전시간이 가장 긴 선수는 박혜진(우리은행)이다. 평균 37분55초간 뛰었다. 2위가 박지수(KB)다. 평균 37분18초간 뛰었다. 다미리스 단타스(KB)는 32분32초, 전체 9위이다. 그리고 외국선수 중에서 엘리사 토마스(삼성생명, 36분23초)에 이어 2위다.

KB는 박지수와 단타스의 의존도가 높다. 그럴 수밖에 없다. KB는 심성영, 강아정, 김보미에 백업 김진영, 김민정 정도로 시즌을 운용한다. 백업이 강하지 않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WKBL은 KBL보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다.

그리고 박지수와 단타스는 동포지션 대비 신장과 기술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다. 그 어떤 지도자라고 해도 두 사람의 출전시간을 크게 줄이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안덕수 감독은 장기적으로 두 사람의 출전시간을 관리하려고 한다. 정규시즌은 마라톤이다.

그동안 안 감독이 여유가 없는 측면도 있었다. 사령탑 2년차로서, 여자프로농구 현실까지 감안할 때 B플랜의 효율성을 박지수와 단타스의 A플랜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여전히 박지수, 단타스 더블포스트의 위력도 100% 발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래도 안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11일 신한은행전서는 박지수에게 34분35초, 단타스에게 29분38초간 뛰게 했다. 시즌 평균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2쿼터 초반 약 3분간 박지수를 뺐고, 2쿼터에 단타스를 단 3분47초간 투입했다.

2쿼터 초반 박지수 대신 김민정을 투입했을 때 신한은행에 추격을 허용했다. 역시 수비 공백이 컸다. 카일라 쏜튼을 전혀 막지 못했다. 하지만, 공격에선 나름의 희망도 봤다. 커리는 박지수와 함께 뛰면 거의 국내선수들과 매치업 된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3쿼터에는 커리와 박지수, 커리와 단타스의 2대2가 수 차례 나왔다. 신한은행은 커리에게서 파생되는 2대2를 제대로 봉쇄하지 못했다.

이 부분이 핵심이다. 안 감독은 앞으로 커리의 공격비중을 높이면서, 심성영, 강아정, 김보미 등의 외곽 공격까지 폭넓게 활용하려고 한다. 다만, 아직은 연계플레이의 효율성에 기복이 있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실책이 많았다. 실책을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KB에 미스매치가 되는 팀들이 지역방어를 시도할 때 KB가 어택하는 부분과도 관련이 있다.

커리는 "국내선수들과 매치업 되면서 편안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국내선수들이 빠르다. 박지수와의 호흡은 잘 맞는다. 과거 신한은행에서 하은주와 뛸 때보다 더 좋다. 박지수는 하은주보다 빠르고 외곽슛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 쉽게 패스를 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지수, 단타스 외에도 커리도 있고, 아정이, 성영이, 보미 등 좋은 선수가 많다. 누구 하나 버릴 게 없는 선수들이다. 커리와 아정이의 역할이 늘어나는 게 좋은 것이다. 경기 상황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지수나 단타스가 좀 더 쉬는 것도 좋다. 다만, 지수의 수비 비중이 높다"라고 말했다.

KB는 박지수와 단타스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녔다. 두 사람이 영리하지만, 박지수는 아직 1대1 공격기술이 완전하지 않고, 체력도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팀 오펜스를 할 때 박지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는 있다. 단, 공격만큼 수비조직력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박지수가 빠지면 골밑 수비가 불안해진다. 커리가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박지수와 단타스 외에 다른 무기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건 전술의 다양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3라운드 초반이다.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플랜B에 대한 내구성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결국 KB의 최종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선두다툼을 하는 KB가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

[박지수와 단타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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