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픽] '마녀' 정려원, 5년만에 날린 '역전 만루홈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최약체'의 대반전극. KBS 2TV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이 '1위'로 막을 내렸다. 1등공신도, 최대 수혜자도 배우 정려원이다.

'마녀의 법정' 마지막 회가 28일 밤 방송됐다. 마이듬(정려원)과 여진욱(윤현민) 등 특검팀은 '절대 악' 조갑수(전광렬)를 심판하는 데 성공했다. 조갑수는 사형을 선고 받았고, 마이듬은 엄마 곽영실(이일화)과 재회했다. 마이듬과 여진욱의 로맨스도 펼쳐졌다.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작품 밖에도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첫 방송 전 '마녀의 법정'은 사실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가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마녀의 법정'이 택한 여성, 아동범죄라는 소재도 뉴스가 아닌 드라마로 그려내기에는 무겁고 어둡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타이틀롤을 맡은 정려원에 대한 대중의 의구심도 여전히 존재했다. 정려원은 2002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16년 차 배우이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에도 불구하고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을 벗기까지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익숙해진 뒤에도 정려원은 유난히 작품의 흥행과 인연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2년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가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 SBS '드라마의 제왕', MBC '메디컬 탑팀', tvN '풍선껌'이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이런 인식은 강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2년만의 안방복귀작인 '마녀의 법정'은 배우 정려원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꾸어놨다. 독종 마녀 검사 마이듬 역을 맡은 정려원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이듬의 독특한 개성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큰 그림을 위해 때로는 누군가의 작은 상처를 감수하는 마이듬의 모습은 일반적인 주인공 캐릭터와는 다른 것이었지만, 정려원이 표현한 마이듬의 고뇌와 아픔은 이런 이야기 전개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또 마이듬의 분노와 열정을 바탕으로 연기 대선배인 전광렬과의 맞대결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작품 중간 진행된 기자간담회 당시 정려원은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 "2002년에 연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때마다 재발견이라고 말을 한다. 나는 대체 언제 발견이 되는 건지가 의문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려원의 말처럼 그의 연기 인생에는 수많은 '재발견'이 존재했다. 하지만 '마녀의 법정'을 통해 이뤄진 '재발견'은 앞으로 또 다른 의미를 가질 것이다. 정려원의 연기인생에 새로운 막이 열렸다.

[정려원. 사진 = KBS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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