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범죄도시'의 진심, 큰 나비효과됐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범죄도시'는 극악무도 범죄자들을 그린 작품이지만, 영화 밖 이야기는 따뜻한 감동 그 자체다.

25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배우 유해진, 김희원, 김대명, 배성우 등 여러 작품에서 굵직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 사이에서 '범죄도시' 진선규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진선규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은 크게 박수를 치며 축하를 해줬다. 그의 앞에 앉아있던 설경구 또한 진선규에게 손을 쭉 내밀어 축하의 악수를 해줬고 진선규는 눈물을 흘리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는 진솔한 수상소감으로 더욱 감동스러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진선규는 "40년 동안 도움만 받고 살아서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다. 여기 어디선가 보고 있을 아내 박보경, 배우인데 애 둘 키우느라 고생 많은데 사랑한다"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의 아내 박보경은 연극배우 출신으로, 연극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옥탑방 고양이' 등에 출연했다.

'범죄도시'에 출연한 윤계상과 마동석은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윤계상은 그의 수상 직후 인스타그램에 "진심..진정성..그동안의 노력 선규형!!진심으로 축하해 난 정말 눈물난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또 마동석은 "우리 선규! 자랑스럽고 기쁘고, 선규의 진가를 알아주시는 것 같아 너무 좋고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축하했다. 이어 그는 '범죄도시'에서 모든 배우들을 아우르는 선배답게 "'범죄도시'에는 진선규처럼 아직 대중들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좋은 배우들이 많이 있다. 많이 응원해달라"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범죄도시'에는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많이 있다. 마동석과 윤계상, 조재윤, 최귀화 등 익숙한 배우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는 가운데 임형준은 이미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활동했음에도 100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도승우 역을 맡아 찬사를 받았다. 또 진선규를 포함해 홍기준, 허동원, 하준, 박지환, 김성규, 허성태, 윤병희, 이도군 등 배우들은 '범죄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으며 스크린을 뚫고 나왔다. 강윤성 감독은 기존에 관객들의 눈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을 발굴하고 싶었다며, 수 많은 배우들의 오디션을 직접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성 감독은 조연출로 여러 작품에 참여했지만 메인 연출자로 나서는 것은 이번 '범죄도시'가 처음이다. 마동석과 절친한 사이에서 출연 배우와 감독의 인연으로 이어진 작품 '범죄도시'는 16년 만에 그의 연출 데뷔작이 됐다. 강윤성 감독은 마동석을 생각하며 '마석도'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캐릭터와 이름 자체가 비슷해 현장에서 캐릭터 이름을 '마동석'이라고 혼용해 불렀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범죄도시'는 2004년 왕건이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실화 바탕 영화다. 분명 무겁고 잔인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마동석 특유의 유쾌하고 여유있는 모습과 윤계상 등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 강윤성 감독의 센스있는 연출력이 더해져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흥행하고 있다. '범죄도시'는 200만 명을 넘어도 '대박'이었지만 26일 기준 686만 1,916명을 동원하며 개봉 후 무려 8주간 꾸준히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범죄도시'의 말미에는 시즌2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끝이 났다. 인터뷰에서 많은 배우들은 시즌2를 기다리고 있었고 감독과 마동석은 "이미 대강의 시나리오가 있다"라고 말한 상황. '범죄도시'의 작은 날갯짓이 충무로에,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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