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강민호 “롯데 떠나는 것, 힘든 결정이었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0년 넘게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FA 대어’로 꼽힌 포수 강민호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21일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깜짝 이적’이었다. 강민호는 이대호와 더불어 롯데 자이언츠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2004년 롯데에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강민호는 2006시즌에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고, 14시즌 통산 1495경기 타율 .277 1345안타 218홈런 778타점을 올렸다. 2013시즌 종료 직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 롯데와 재계약하며 4년 총액 75억원의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2번째 FA 협상 결과는 달랐다. 원소속팀 롯데 역시 상징성을 감안해 거액을 제시했지만, 강민호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10년 넘게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저의 미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진심으로 다가온 삼성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롯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강민호의 말이다.

간판스타인 이승엽이 은퇴한 삼성은 리빌딩에 돌입한 팀이다. 실제 2017시즌 내내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구자욱과 박해민 등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야수들도 있다.

다만, 단순히 젊은 선수들이 경험치를 쌓는 게 리빌딩의 전부는 아니다. 노련미를 지닌 베테랑이 구심점을 맡아줘야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터. 최경철이 은퇴, 주축 포수는 이지영만 남은 삼성에게 강민호는 최적의 영입 대상이었던 셈이다.

삼성 측은 “리빌딩을 기조로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제 다시 한 번 도약을 위해 중심을 잡아줄 주력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포지션의 중요도와 경험, 실력을 두루 갖춘 강민호를 영입하게 됐다”라며 거액을 투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2011시즌부터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등 명가로 꼽혔던 삼성은 최근 들어 자존심에 금이 갔다. 차우찬(LG), 최형우(KIA) 등 핵심자원들이 연달아 FA 협상을 통해 이적하며 전력이 약화됐고, 포지션별 짜임새도 급속도로 저하되고 있던 터였다. 실제 삼성은 최근 2시즌 모두 9위에 머물렀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상황서 오프시즌을 맞이했던 셈이다.

삼성은 ‘명가 재건’을 위해 모처럼 돈 보따리를 풀었다. 강민호 역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삼성 팬들께도 박수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과 또 다른 출발선을 택한 강민호의 만남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강민호.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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