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아기와 나' 이이경 "아버지, 이제는 응원해주셔…항상 감사하죠"

[마이데일리 = 심민현 기자] 배우 이이경의 아버지는 LG화학의 이웅범 사장이다. 우연한 계기로 알려진 이 사실은 이이경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도움이 되긴 했지만 배우로서는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할 터.

최근 영화 '아기와 나' 관련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이경은 아버지가 이제는 자신을 조금은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며 살가운 아들이 아니라 항상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실 이이경의 아버지는 그가 배우가 되는 것을 반대했었다. 몇몇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을 때도 아직 늦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그냥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하라고 하셨다고 이이경은 회상했다.

"예전에 '우리 할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버지와 통화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여쭤봤죠. '아버지, 예전에는 반대하더니 별 말 없으시네'라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웃으면서 '지금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많이 응원해주고 계시는 걸 제가 느껴요.(웃음)"

평소 아버지에게 살가운 아들이 아니라는 이이경. 밖에 나오면 분위기를 주도하는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왠지 집에서는 과묵하게 변한다고 멋쩍게 말했다.

"얼마 전에 고가의 안마 의자를 사서 아무 말 안하고 부모님께 선물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평소에 아버지와 통화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 아버지와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해야 할 지를 모르겠는 그런 부분도 있죠. 표현법을 못 배운 것 같아요. 제 친구 중에 아버지랑 정말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그런 모습 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래요. 저도 아버지에게 죄송할 때가 많죠. 혹시 아버지가 제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고 계시지는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들어서요. 그래도 이제는 조금 노력해보려고 해요."

이이경은 존경하는 선배로 주저 없이 배우 최다니엘을 꼽았다. 그의 소탈하지만 매사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이 되야 겠다고 다짐한다고.

"저는 최다니엘 선배를 존경해요. 연기와 실생활 모든 면에서요. 최다니엘 선배는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맨날 모자 하나에 패딩, 청바지, 가방 하나를 메고 다니시거든요. 어느 날은 갑자기 걸어가다가 길에서 가방을 꺼내더니 뭘 적으시는거예요. 왜 그러시냐고 여쭤보니 갑자기 연기적으로 뭐가 생각이 나서 그러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지켜보면 저도 많이 변하는 계기가 되죠. 주변에 좋은 선배님들이 계셔서 참 좋아요. 제가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빠른 89년생인 이이경은 내년에 30세가 된다. 빠른 년 생이기 때문에 친구들은 이미 30세가 됐지만 정확한 나이 변화에 따라 맞는 30세의 의미는 또 남다를 듯했다.

"30세가 된다고 후임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내도 개인 사업자로 떼서 저는 똑같은데 주변 친구들 만나면 다르다고 느껴져요. 소주 한 잔 하다 보면 예전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친구들이 여자친구와 결혼 고민, 회사 고민. 그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도 느끼죠. 나도 저축을 하고, 이제 준비를 해야겠구나 싶죠"

마지막으로 이제 새로운 연기 도전을 하고 싶다는 이이경. 수줍게 웃는 얼굴로 진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로맨틱 코미디 진한 걸로 한번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코미디지만 그 안에 저보다 더 강한 여자한테 더 많이 휘둘리는 그런 역할이요.(웃음)"

[사진 = KAFA/CGV아트하우스 제공]

심민현 기자 smerge14@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