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이마나가 피한 한국, 다구치 변화구에 울었다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좌완 에이스 이마나가 쇼타를 피한 한국이 다구치의 변화구라는 벽에 막혔다.

일본 야구대표팀의 이번 투수 엔트리에는 이른바 ‘빅3’로 꼽히는 선발 자원이 있었다.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 이마나가 쇼타(요코하마),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가 그 주인공. 일본은 첫 경기인 한국전에 15승 투수 야부타를 내세운 뒤 상대적으로 구위가 떨어지는 다구치를 대만전, 그리고 마지막 에이스 이마나가를 결승전에 투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첫 경기 한국전 승리 이후 플랜이 바뀌었다. 대만과의 2차전에서 패할 시 결승 진출이 좌절되는 경우의 수가 발생, 이마나가를 대만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예상대로 이마나가의 구위는 압도적이었다. 대만을 상대로 6회까지 3피안타 1사구 12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를 펼친 것. 경기 후 대만 타이중 감독은 “차원이 다른 투수였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결승전에 앞서 만난 선 감독도 “어제 대만-일본전을 텔레비전으로 봤다. 예상대로 구위가 가장 좋았다. 최근 재팬시리즈까지 던진 투수라 컨디션이 시즌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이날 선발투수 다구치에 대해 “구위는 떨어지지만 제구력이 상당히 좋은 투수다. 특히 변화구가 위력적이다”라고 역시 경계심을 나타냈다.

다구치는 요미우리 소속의 좌완투수로 올 시즌 26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01로 활약했다. 13승은 센트럴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승수. 변화구를 이용한 완급조절이 뛰어난 선수였다.

이마나가를 피한 한국은 결국 다구치의 변화구라는 또 다른 산을 넘지 못했다. 1회 선두타자 박민우가 10구 승부를 펼치며 투수를 괴롭히는 듯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번번이 삼진과 범타로 침묵했고, 4회 2사가 돼서야 김하성의 2루타로 첫 안타를 맛 볼 수 있었다.

5회에는 류지혁-한승택의 연속안타로 2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박민우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에도 다구치 변화구 공략에 실패, 6회와 7회 연속해서 삼자범퇴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한국은 일본에 0-7로 패하며 이번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다구치 가즈토.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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