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서영주 "'어린 김갑수' 별명? 제겐 밝은 면도 있어요"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게도 밝은 면이 있는데 왜 그걸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도전이었죠."

1998년생, 이제 갓 스물의 어린 나이지만 연기경력은 어느새 7년차인 배우 서영주. 그가 KBS 2TV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선보인 배동문의 모습은 기존과 확 달랐다.

다양한 영화를 통해 활약하는 과정에서 사연 많고, 상처 받고,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기존 연기자 중 비슷한 캐릭터를 가진 배우에 빗대 '어린 김갑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서영주. 그랬기에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선보인 풋풋한 소년의 모습은 색다른 변신이었다.

"맞아요. 제게 그런 별명도 있었죠.(웃음) 이번 작품은 그 선상에서 정반대되는 캐릭터였어요. 그동안 상처 받고, 돈 없고, 혼자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동문이는 항상 친구와 함께 있고, 사랑도 할 줄 아는 친구였거든요. 덕분에 제 캐릭터의 폭도 아주 조금은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서영주는 과거 인터뷰에서 "늘 도전하는 역할을 선택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실험적인 캐릭터를 선택하다보니 서영주가 연기하는 극중 인물의 설정이 어두운 경우가 많았다는 것. 그래서 물었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서영주에게 어떤 도전이었나요?"

"'내게도 밝은 모습이 있는데 왜 그걸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도전이었어요. 어두운 면, 밝은 면 양쪽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고, 또 그래야 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도전을 하니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이번 작품을 끝내고 나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에요. 작품 자체가 풋풋하기도 했고요."

'란제리 소녀시대' 속 배동문과 실제 서영주의 다른 점을 묻는 질문에 "동문이는 공부를 잘하죠"라고 답하며 유쾌하게 웃는 서영주.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짝사랑 상대를 대하는 태도였다.

"짝사랑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전 짝사랑을 해본 적은 있지만 표현을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동문이는 단순해서 그런지 용감하더라고요. 정희(보나)를 좋아하는 순정남을 연기하면서 '처음에는 왜 좋아할까?'라는 질문으로 고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하나의 포인트를 찾으니 마음이 저절로 커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외모로 시작했을 거예요. 그러다 정희가 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먹는 것도 복스러워 보이고…. 그렇게 계속 커져갔죠. '이 모든 감정을 가진 눈으로 대사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니 연기도 그렇게 되더라고요."

파트너였던 걸그룹 우주소녀 보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독립영화계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왔지만 지상파 주연은 처음인 서영주와 드라마 첫 주연작을 만난 보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부담 큰 작업을 완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아무래도 보나 누나의 분량이 많은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힘이 많이 들 텐데 오히려 절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느껴졌어요. 둘 다 부담감이 컸는데, 부담감이 큰 사람끼리 만나니까 괜찮더라고요. 서로 챙겨줄 수 있고, 같이 잘해보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아이돌을 잘 모르는 편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우주소녀라는 아이돌을 좋아하게 됐어요.(웃음)"

[서영주.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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