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좌우좌우, 두산 마운드 정공법에 담긴 자신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좌우좌우."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1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서 "4선발을 생각하고 있다. 좌우좌우(2~5차전)"라고 말했다. 2~4차전서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을 차례로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뜻.

김태형 감독은 17일 1차전 선발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예고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전망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손가락 5개를 들었다. 두산으로선 5차전 이전에 끝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5차전까지 가도 불리할 게 없다. 니퍼트가 5차전에 다시 나서면 된다.

정공법이다. 선발 매치업에서 어느 팀에도 크게 밀리지 않으니 당연하다. 더구나 NC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서 끝냈다. 에이스 에릭 해커를 마지막 경기에 소모하면서 플레이오프 1~2차전에 내세우지 못한다.

즉, 두산은 선발 매치업서 우위를 점한 채 플레이오프 초반 승부를 펼친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장현식과 제프 맨쉽에게 근소한 우위다.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 보우덴과 유희관이 3~4차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해커와 최금강에게 밀리는 것도 아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의 "좌우좌우" 발언, 손가락 5개를 들어올린 이면에 자신감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두산은 2015년, 2016년과는 달리 강력한 불펜을 보유했다. 파이어볼러 김강률의 각성과 마무리투수 도약. 이용찬과 이현승을 필승계투조로 쓸 수 있다.

시즌 막판 불펜으로 돌아선 5선발 함덕주는 플레이오프서도 구원 등판한다.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상황에 쓰겠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시즌 막판 이용찬, 이현승보다도 중요한 순간에 중용됐다.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메인 셋업맨으로 뛸 게 유력하다.

메인 셋업맨 함덕주와 마무리 김강률에 이용찬과 이현승이 뒤를 받친다. 사실상 이용찬과 이현승뿐이었던 지난 2년과는 달리 질적, 양적으로 좋아졌다. 함덕주와 김강률의 단기전 경험이 많지 않은 게 위험요소다. 물론 불펜 투수는 경험만큼 구위와 컨디션이 중요하다.

강력한 불펜은 선발 4인방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요소다. 두산 선발투수들은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서 최소 7이닝 정도를 버텨야 한다는 책임감, 부담감이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부담을 덜어내고 초반부터 전력투구할 수 있다.

김 감독도 지난 2년보다 공격적으로 투수교체를 할 수 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느 1~2명의 난조를 다른 투수들이 커버할 수 있는 구성이다.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NC 마운드보다 체력적으로 앞선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두산은 타자들이 1~2차전서 2주간의 실전 공백을 빨리 극복하면 마운드의 힘으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정공법으로 나서는 마운드는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두산의 최대 무기다.

[니퍼트(위), 함덕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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