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어메이징 메리’, 따뜻하고 뭉클한 천재소녀의 성장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7살 수학 천재 메리(멕케나 그레이스)는 플로리다 해변가 마을에서 삼촌 프랭크(크리스 에반스)와 살아간다. 메리가 일반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의 천부적 재능이 세상에 알려지고, 세계적인 수학계 저명인사인 할머니 에블린(린제이 던칸)은 메리를 영재학교에 입학시켜 세상을 바꿀 수학자로 키우길 원한다. 메리가 평범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프랭크와 손녀를 세계 최고의 수학자로 만들고 싶어하는 에블린은 결국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다.

‘어메이징 메리’는 천재소녀의 성장기를 따뜻하고 뭉클하게 다룬 영화다. 천재는 최고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최선으로 키워야한다는 테마를 품고 있는 이 영화는 부모 세대부터 자식 세대까지 이어지는 양육 방식의 갈등을 통해 이 사회가 천재를 어떻게 보듬어야하는지를 담아낸다.

프랭크는 이웃사촌 로베르타(옥타비아 스펜서)와 함께 메리의 순수함을 지키려하고, 에블린은 법의 힘을 이용해서라도 메리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려한다. 프랭크와 에블린의 대립은 조용하면서도 팽팽하게 영화를 지탱해 나간다.

7살 소녀를 누가 키울 것인가를 둘러싼 이야기라는 점에서 언뜻 ‘아이 엠 샘’이 떠오른다. 루시(다코타 패닝)가 아빠 샘(숀 펜)과 떨어지길 원치 않았듯이, 메리 역시 삼촌 프랭크의 곁에서 함께 지내고 싶어한다. 메리와 프랭크 사이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정과 사랑은 후반부에 이르러 가슴 찡한 감동으로 관객의 마음을 적신다.

메리의 엄마가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로 손곱히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과연 풀었는가의 여부를 통해 관객의 궁금증을 이끌어나가는 스토리텔링도 인상적이다.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는 조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삼촌 프랭크 역을 감성적으로 열연했다. 멕케나 그레이스는 ‘제2의 다코타 패닝’을 연상시킬 정도로 당돌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옥타비아 스펜서도 메리를 아끼는 이웃으로 출연해 영화에 힘을 보탰다.

이 영화를 보면 깨닫게 된다. 천재는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성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진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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