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IA·두산 킹메이커? 김진욱 감독 "신경 쓰인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최하위 kt가 시즌 막판 KIA와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경쟁에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kt의 잔여 6경기 중 5경기 상대가 KIA와 두산이다. kt는 23일 광주 KIA전서 패배했다. 24일에는 잠실 두산전, 27일 수원 두산전을 치른다. 28일 수원 LG전 이후에도 내달 1~3일 KIA와 수원 최종 3연전을 치른다.

KIA와 두산의 승차는 22일 맞대결 직후 0.5경기까지 좁혀졌다. kt가 23일 KIA에 패배하면서 KIA와 두산의 간격은 1경기로 벌어졌다. kt는 시즌 최종전까지 KIA와 두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kt가 킹 메이커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kt로선 신경이 쓰인다.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김진욱 감독도 2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두 팀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경기일정상 어쩔 수 없이 우승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잔여 6경기서 기존 계획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당연히 특정 상대를 밀어주는 건 없다. 김 감독은 "우승은 KIA와 두산 하기 나름이다. 우린 우리 사정이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23일 광주 KIA전 선발투수는 좌완 심재민이었다. 외국인투수 돈 로치가 나설 수도 있었다. 로치가 17일 광주 KIA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심재민을 투입했다. 그리고 로치를 24일 잠실 두산전에 넣었다. 뚜껑을 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다. 다만, KIA와 두산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 있다.

김 감독은 "심재민은 시즌 초반 선발로 실패한 뒤 불펜투수로 뛰었다. 그만하면 불펜으로 충분히 경험했다. 시즌 마지막까지 불펜으로만 던지면 본인이 얻는 게 없다. 재민이는 선발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kt 선발진의 한 축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심재민이 주로 구원으로 나섰지만, 어차피 선발투수로 성장해야 할 자원이라는 게 김 감독 설명. 실제 kt는 확실한 토종 왼손 간판투수가 없다. 김 감독은 경기결과에 큰 부담이 없는 현 시점에 심재민이 한 번 정도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17일 광주 KIA전 이후 등판이 없었으니 23일 선발 등판은 이해가 된다. 이런 게 외부에선 100% 알 수 없는 kt만의 사정이다.

김 감독은 "다음달 1~3일 KIA전까지 선발투수를 결정했다"라고 했다. KIA와 두산의 선두다툼에 따라 임의로 선발투수를 바꾸거나 경기운영계획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 kt는 상대에 관계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KIA와 두산도 kt를 상대로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그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 된다.

[김진욱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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