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 회장, 퀄리티 높은 ‘커피인문학’ 출간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국내 최고의 커피전문가이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커피 분야에서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된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 회장이 커피를 인문학적으로 분석한 ‘커피인문학’(인문과 사상사 펴냄)을 출간했다.

온 국민이 커피를 즐기지만, 정작 커피를 둘러싼 역사, 문화, 인문학에 관해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박영순 회장은 세계일보 출신의 기자답게 유려한 필치의 문장으로 커피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커피인문학의 목적은 첫째는 커피에 대한 교양과 상식의 전달이고, 둘째는 커피를 이야기할 때 달아오르는 기쁨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한 이야기 소재의 제공이며, 셋째는 감히 독자로 하여금 매사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는 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커피를 이야기하지만, 구절구절 우리 인간의 삶이 비춰지도록 노력한다. 커피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거울이다.

커피인문학은 커피에 대한 또 하나의 발견이자 행복이다. 우리는 커피를 통해 에덴동산을 추억하고,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첫날밤을 엿본다. 커피를 통해 수피가 알라를 접신(接神)하려는 몸부림을 목격하고, 새벽길 상궁 복장을 하고 가마에 오르는 고종의 눈물과 1937년 4월 도쿄의 교도소에서 피를 토하며 스러진 시인 이상의 영혼을 만난다.

이 책은 4장로 구성되었다. 제1장에서는 커피가 에덴동산에서 시작되어 예멘, 에티오피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라크, 터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미국을 거치면서 일으켰던 풍파를 추적했다.

제2장에서는 한국의 커피 역사를 살펴보았다. 누군가의 뇌리에는 진하게 박혀 있을 일제 식민사관을 뒤집으려 애썼다.

제3장은 커피에 취미를 붙이고자 하는 분들이나 장(章)마다 독립된 단편 드라마를 감상하고픈 마음에서 책을 펴신 독자들이라면 이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제4장은 커피 애호가라면 진정 관심을 가져야 할 커피 산지에 대한 이야기다.

박영순 회장은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으로 커피의 매혹을 책을 통해 살려냈다. 책을 읽으면 커피의 향기가 배어나오는 듯 하다. 커피 사업 종사자들, 그리고 하루 한잔씩 커피를 음미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야할 인문교양서적이다.

[사진 제공 = 인물과 사상사]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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