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공형진 "잊혀지는 것, 두려움 있었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배우 공형진(48),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충무로를 대표하는 신스틸러였다. 하지만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입지가 좁아들고 있다. 그 현실을 마주했을 때,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예전엔 시사회 무대에 오르면 제 첫 마디가 죄송하다는 사과였어요. 너무 자주 얼굴을 보이니까요. 하하. 카메오 역할을 포함해서 제가 그동안 출연한 작품만 60여 편이 넘어요. '공형진은 늘 엄청 바쁠 거야' 하는 인식이 생기다 보니까 점차 섭외 제안이 줄어들더라고요. 또 어느 순간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고요. 이분들이 연기까지 무척 잘하니까 점점 제가 설 자리를 잃어갔죠."

공형진은 힘들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 하는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답답함에 이불킥으로 하루를 시작할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고 더욱 단단해진 공형진. 이제는 덤덤하게 "시험 기간을 끝마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니 힘들어할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누군가를 탓할 일도 아니었고 결국 결론은 내가 갖고 있었죠. 앞으로의 저의 쓰임새를 크게 하기 위한 담금질의 시기를 보낸 것이었어요.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패배자가 아닌 승리자라는 걸 깨달았어요."

배우로서 뜨거운 연기 열정을 분출하지 못해 생긴 슬럼프였다. 매일 영화 한 편을 감상하고 잠 드는 게 낙이라는 공형진은 "'영화 배우' 타이틀에 애착이 크다"라고 말했다. 진정으로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마음을 엿보게 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전 언감생심 스타가 되길 바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오래 활동했음에도 윗 공기가 어떤지 전혀 몰라요. 그렇지만 저의 배우로서 여정이 자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해본 적은 결코 없답니다. 제 능력을 믿으니까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보다 오히려 그 열정은 식지 않고 더욱 커지고 있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힘들고 어렵지만 잘해내고 싶어요."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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